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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범 흐엉, 석달전 제주 왔었다

입력 | 2017-02-22 03:00:00

“한국 남자친구 보러 와” 나흘 체류
흐엉이 거론한 20대 남성 S씨, 김정남 피살 다음날 佛로 출국
당국 조사착수… S씨 “암살 무관”




김정남 살해 사건의 용의자 도안티흐엉(29·베트남·사진)이 지난해 11월 제주도에서 나흘간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흐엉의 행적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21일 수사 당국 등에 따르면 흐엉은 지난해 11월 2일 중국 난팡(南方)항공을 이용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흐엉은 입국 심사에서 “한국인 남자 친구 S 씨(25)를 만나러 왔다”고 밝혔다.

흐엉이 거주 예정지로 적은 제주시의 한 오피스텔 원룸은 S 씨 어머니의 지인이 빌린 곳이다. S 씨는 경기 부천시에 거주하고 있고, 2014년 육군 병장으로 전역했다. 말레이시아 일부 언론은 흐엉이 한국 입국 당시 북한 측 요원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동행했다고 보도했지만 동행자 유무는 확인되지 않았다.

흐엉은 5일 제주공항을 통해 출국한 뒤 중국 광저우(廣州)를 거쳐 베트남 하노이로 돌아갔다. 당초 9일에 돌아가는 항공권을 예매했지만 입국 심사에서는 7일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고, 일정을 더 앞당겨 귀국한 셈이다. 수사 당국은 흐엉이 제주에 머무른 3박 4일간 흐엉의 구체적인 행적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S 씨가 김정남이 피살된 다음 날인 14일 프랑스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돼 출국 배경을 두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 씨는 과거 베트남에 머무르며 한국인 관광객 대상 가이드로 일할 당시 현지에서 같은 일을 하던 흐엉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S 씨는 동아일보 기자와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면서 “나는 어차피 (이 사건 직접 관계자가) 아니다”라며 흐엉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S 씨가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두 사람이 친분이 있다는 것 외에 특별한 정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 씨는 대공 용의점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단순히 주소 등을 제공하는 역할만 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흐엉이 베트남의 전문학교에서 약학을 전공했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흐엉의 아버지는 “딸이 하노이의 약학 전문학교에 다녔으며 2, 3개월에 한 번밖에 집에 오지 않았다”고 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김배중 기자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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