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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연장법안 법사위 상정 불발

입력 | 2017-02-22 03:00:00

[정치권 ‘탄핵前 하야’ 재점화]의장 직권상정 불투명… 무산 유력
특검, 2월말 기소 마무리하고 최초 수사한 검찰 특수본에 넘길듯
檢, SK-롯데 등 대기업 ‘수사 1순위’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한(1차 2월 28일)을 연장하는 법안이 여야 합의 실패로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만약 법안 국회 통과가 끝내 무산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특검의 수사 기한 연장 신청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3월부터 검찰이 수사를 이어 나가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국민의당 박지원, 바른정당 정병국,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 4당 대표는 21일 회동을 갖고 황 권한대행이 특검 수사 기한 연장을 수용하지 않으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 연장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여당인 자유한국당은 ‘특검 연장 반대’로 당론을 결정했다.

이날 특검법 연장안 상정을 위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바른정당 소속 권성동 위원장의 ‘상정 거부’로 파행했다. 권 위원장은 “역대 모든 특검법은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처리됐으며, 법사위 차원에서 결정한 전례는 없다”고 밝혔다. 여야 합의가 없으면 법사위에 특검법 상정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권 위원장이 계속 버틸 경우, 야 4당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뿐이다. 하지만 특검법 연장안이 직권상정 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큰 상황이다.

특검은 수사 기한 연장을 신청한 지 엿새째인 이날까지 황 권한대행이 침묵을 지키자 연장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특검법에 따라 1차 수사 기한 3일 전까지 특검의 연장 사유를 보고받고 판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기한 연장이 안 되면 특검은 특검법에 따라 기한 마지막 날로부터 3일 이내에 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한다. 검찰은 지난해 말 국정 농단 사건을 처음 수사했던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다시 수사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특검에 사건을 넘긴 뒤, 해체하지 않고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등의 공소 유지(재판 진행)를 담당해 왔다.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 가운데 일부는 특별수사본부에 배치돼 수사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먼저 삼성 외에 SK, 롯데, CJ, 한화 등 대기업 수사를 마친 뒤 박근혜 대통령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뇌물로 판단했기 때문에, 검찰은 다른 대기업들의 재단 출연에 대해서도 뇌물죄를 적용할지 결정하기 위한 수사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수사는 3월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뇌부에서는 헌재가 박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릴 경우 수사가 차기 대통령 선거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선 후보들이 검찰의 수사권 일부를 가져가게 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을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는 점도 검찰 수사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간부는 “공수처를 막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특검에서 넘겨받은 사건을 엄정하게 수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유근형·김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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