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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아픔 보듬는 희망가, 멀리 멀리 퍼져라

입력 | 2017-02-23 03:00:00


최근 방한 공연을 연 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지난 주말 일본 팝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일본어로 ‘세계의 끝’), 미국 메탈 밴드 페리퍼리(영어로 ‘주변부’)의 콘서트에 갔다.

세카이노 오와리의 리더 후카세는 어려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로 정신병동에 있었다. 자기 같은 아이들을 고쳐주고 싶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도 꿈꿨다. 밴드를 시작한 것도 ‘이것이 세계의 끝이라면 여기서 다시 출발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일전에 서울서 만난 그는 “아픈 사람은 의사가 치료해주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아픈 팬들을 보며 우리가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페리퍼리는 ‘젠트(djent)’ 장르의 기수다. 복잡한 박자 체계, 초인적 연주 기술을 극대화한 헤비메탈이다. 기타리스트 미샤 만수르가 침실에서 새로운 사운드를 상상해 유튜브에 펼쳐낸 게 씨앗이었다. 그는 결국 밴드를 만들어 상상의 장르 젠트를 현실화했다. 페리퍼리는 올해 그래미 ‘최우수 메탈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다.

세상 밖에서 빛나고 있었다. 병상과 침대 위, 세계의 끝이나 주변부 같던 곳에서 상상한 환상의 소리가.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