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가 북한이 김정남 살해를 위해 수개월은 준비했을 것이라고 23일자 요미우리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김현희는 외국인 여성들이 실행범으로 이용된 이유에 대해 “경계를 덜 받기 때문”이라며 이들에 대한 회유, 교육에 몇 개월은 걸렸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성들이 사전에 살해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감시카메라로 촬영된 범행 장면을 보니 두 사람은 대상자(김정남)에 접근해 망설임 없이 행동한 듯하다”며 “두 사람은 대상자의 인상착의는 알고 있었겠으나 암살대상자가 김정남이라는 건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행현장을 공항으로 택한 이유로는 “탈출로 확보에 이점이 있다고 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현희는 김정남이 살해된 이유에 대해 “2013년 장성택이 처형된 사건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장성택 생전에 그로부터 김정남에게 흘러갔던 자금 일부를 북한이 반환하라고 요구했지만 정남 씨가 받아들이지 않아 살해된 것이라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사건으로 ‘(김일성 핏줄을 이어받은) 백두혈통은 죽이지 않는다는 원칙이 깨졌다”며 “앞으로 김정은의 통치를 저해하는 세력, 명령이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불평을 말하는 인물, 반기를 든 탈북자들, 한국의 주요정치인 등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