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자 A12면 ‘상사 지시 녹음’ 기사를 읽었다.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오래전 동호회 리더로 활동할 때 매사에 불만인 회원이 있었다. 오래 참았지만, 술자리 끝에 여러 얘기를 하면서 정 싫으면 나오지 말라는 얘기도 했다. 내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겠다고도 했다. 다음 날 인터넷 카페에 앞뒤 다 자르고 대화 내용을 몰래 다 녹음했는데 “정 싫으면 나오지 말라”는 말만 올렸다.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사람들은 나를 비난했다.
더는 휘말리기 싫어 내가 그만두었고, 그 동호회는 얼마 후 문을 닫았다. 애써 키운 동호회가 그렇게 쉽게 무너지는 것을 보고 허무했다. 억울하기도 했고 괘씸하기도 했지만 몰래 녹음한 일 자체에 대해 법적으로 호소할 수도 없었다. 그 일로 누군가가 대화 내용을 녹음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트라우마가 생겼고, 사람에 대한 불신감 때문에 대인관계를 하는 데 큰 지장을 받았다.
강신영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