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X 중독 사망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김정남의 사망 원인이 ‘신경 작용제 VX 중독’이라는 부검 결과를 확인했다.
사타시밤 수브라마니암 말레이 보건장관은 25일(현지시간) “김정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신경 작용제가 매우 심각한 마비를 일으켜 피해자를 아주 짧은 시간 내 사망케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신경 작용제 VX에 고용량으로 노출될 경우 피해자가 매우 빨리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이런 부검 결과는 김정남 시신에서 VX가 발견됐다는 말레이 과학기술혁신부 화학국의 보고서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말레이 당국은 이날 화생방 장비로 중무장한 요원들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투입해 VX 잔류 독소가 남아있는지 확인하는 대대적 수색과 제독(除毒) 작업을 펼쳤다. 현재까지 김정남 독살 현장인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의료진이나 승객들이 VX에 노출된 다른 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얼굴에 액체 공격을 받은 뒤 고통을 호소하다가 사망했다.
김정남을 독극물로 공격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베트남 여권소지자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5)는 이와 관련, 코미디 영상이나 TV 쇼를 찍는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흐엉은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자신은 이용당했으며 코미디 영상을 찍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흐엉은 범행 후 구토 등 VX 노출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베트남 외교부는 흐엉이 현재 안정적인 건강 상태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