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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화학전 무기로 테러한 北, 금지협약 가입시켜야

입력 | 2017-02-27 00:00:00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김정남 독살에 전시(戰時)에도 금지하는 신경성 독가스 VX를 사용한 데 따른 것이다. 오늘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34차 유엔인권이사회 및 제네바군축회의에 참석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국제사회의 대응을 적극 촉구할 계획이다.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량은 25종 2500∼5000t에 이른다.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다. 우리 국민을 모두 살상하고도 남을 분량이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북한이 보유한 치명적인 화학무기들을 미국은 잘 인지하고 있다”며 “이 무기가 포탄 등 다양한 무기에 장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평시에도 생화학무기로 남한의 요인 암살이나 사회 혼란을 야기할 위험성이 크다는 점이다. 우리가 북핵과 미사일에만 집중한 나머지 간과해온 대목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쟁 첫날 장사정포 등으로 생화학무기 31t을 남한에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로 인한 예상 희생자는 최고 280만 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화생방 방호기능이 있는 방공호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가 관리하는 210개 대피시설 중 화생방 방공호는 30개에 불과하다. 민간이 관리하는 전국 2만3000여 대피시설은 무방비 상태다. 주한미군은 군인은 물론이고 가족에게도 방독면을 지급하고 매년 실전 대피훈련을 벌인다.

한국은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한 뒤 3500t의 화학무기를 2008년 전량 폐기했다. 현재 CWC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는 북한 이집트 이스라엘 남수단 등 4개국뿐이다. 특히 1만 t의 생산 능력까지 갖춘 나라는 북한뿐이다. 북한이 앞으로도 CWC 가입을 거부하면 확실하게 제재와 응징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