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지난해 교통사고로 4292명 숨져… 감소율 7%로 12년만에 가장 많이 줄어
○ 경고등 켜진 대형차 사고
지난해 월별 교통사고 사망자를 보면 2015년과 비교해 사망자가 늘어난 달은 11, 12월로 각각 6명 증가했다. 차 대 차 충돌사고 등으로는 사망자가 줄었지만 보행자 사고와 고속도로,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가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 고속도로 사망자도 273명으로 2015년보다 32명 늘었다. 고속도로 사망자는 2013년부터 3년간 평균 13% 이상의 감소율을 보였지만 지난해엔 오히려 13.3% 증가했다. 특히 화물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96명으로 전년보다 41.2% 급증했다. 화물차 사고의 치사율은 13.6%로 일반사고의 7.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대형차 사고는 이어졌다. 22일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 갈림목 인근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경차를 들이받아 경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대형차에 차량별로 부착된 디지털 운행기록 장치에 개인별 운행카드를 새로 추가해 개별 운전자의 과속이나 급정거 등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보행자 사망 여전히 심각
지난해 음주운전 사망자는 2015년보다 102명이 줄어 17.5% 감소했지만 11, 12월 사망자는 줄지 않았다. 11, 12월 두 달 동안 전년 같은 기간보다 8명 늘었다. 지난해 4월 음주운전 동승자 적극 처벌과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 몰수 같은 강화된 음주운전 대책을 내놓아 사망자가 100명 이상 줄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음주운전 사망자를 줄이려면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혈중 알코올 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3%는 소주 한 잔을 마셔도 걸릴 수 있는 정도다. 지난해 혈중 알코올 농도를 0.03%로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말연시 대대적인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이는 영국처럼 정부도 홍보 활동을 다양하게 늘려야 한다”며 “사면 뒤 특별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지 않았을 때 아예 면허 회복을 하지 못하도록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