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교도통신 “한미일 6자수석 27일 논의”… 北-美 반관반민 대화, 암살로 무산 윤병세 제네바行 “국제사회와 규탄” 北‘VX탄두 미사일 공격’ 우려 커져
일본 교도통신은 26일 미국이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27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서 테러지원국 지정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을 거론했다. 미 주류 언론도 테러지원국 재지정 가능성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CNN방송은 24일(현지 시간) “VX를 사용한 이번 고위 목표물 제거가 워싱턴 정가에 북한에 대한 최악의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피도 눈물도 없는 김정은 정권이 이복형제를 사상 최악의 화학무기인 VX 가스로 암살했다. 이게 테러를 지원한 게 아니면 무엇이냐”고 전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생화학전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군 차원의 대책에 국한돼 민간인 대상 대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이 VX를 수도권 타격용으로 쓰이는 장사정포에 탑재해 서울 도심에 투하하면 액체 VX는 탄두 폭발 당시 300도 이상의 높은 온도 탓에 기화됐다가 온도가 낮은 지상으로 오면 응결돼 다시 액체가 된다. VX는 지용성인 탓에 사람 나무 등 어디에든 쉽게 달라붙어 접촉 수분 만에 인명을 살상할 수 있다. 일부 기체로 남아 있는 VX의 경우 어디까지 확산돼 인명을 살상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이남택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생물방어연구소 부소장은 “VX는 반응 속도가 워낙 빨라 탐지한 뒤 대응책을 마련하려 할 때는 이미 피해가 막대하게 생긴 뒤일 것”이라며 “아트로핀이나 옥심 등 화학무기별로 작용하는 해독제 키트나 방독면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이상 피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손효주·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