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연결-검색어를 찾는 여행 아즈마 히로키 지음·북노마드 2016년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관장
그때 첫 만남에 앞서 그가 쓴 책 몇 권을 읽어 보았다.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2007년)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2012년)에 담아낸 인터넷 만화 게임 같은 서브컬처에 대한 분석, ‘일반의지 2.0’(2011년)에서 민주주의와 루소, 프로이트와 구글을 연결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원자로가 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의 모습. 동아일보DB
요즘 사람들은 대개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한곳에 앉아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 관한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검색에 의한 정보는 열려 있으며 누구와도 공유할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생각이 틀렸다고 이야기한다.
검색 시스템은 정보를 걸러내 전달한다. 인터넷 검색엔진은 사용자가 전에 관심을 보였던 정보를 먼저 보여준다. 아즈마는 ‘인터넷 검색은 개인의 의지를 반영한 자유의 장(場)’이라는 믿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인터넷에서 내려받는 음악이나 영상은 사용자가 검색할 때 드러낸 버릇이나 취향에 의해 걸러진다. 다른 주체에 의해 통제된 정보인 셈이다. 이 책은 이런 ‘정보 통제’를 벗어날 방법에 대한 제안을 전한다.
“당신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한 당신의 생각은 타자가 규정한 세계 안에서 이루어질 뿐이다. 그 통제에서 벗어날 방법은 오로지 하나다. 구글이 예측할 수 없는 말을 검색하는 거다.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답은 단순하다. ‘장소’를 바꿔라. 연상의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해서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보다 환경을 바꾸는 편이 효과적이다. 같은 인간도 다른 장소에 가면 다른 말을 검색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세계가 열린다.”
아즈마는 자기 안에, 집 안에, 그리고 사회 안에 갇혀 있는 젊은이들에게 “어디론가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절대 몰랐을 것이며 알 기회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검색어’를 찾기 위해 떠난 그의 여행은 결국 눈앞의 현실을 바꾸기 위한 여행이었다. 급변하는 세계를 바라볼 다른 방향의 시선을 이 책을 통해 찾을 수 있다.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