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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탄핵 기각돼도 승복해야”… 안희정 “범죄사실 용서-타협 안돼”

입력 | 2017-02-27 03:00:00

[헌재 27일 최종변론]지지율 1, 2위 후보 대조적 전략




홍보영상 촬영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가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국민경선 참여를 촉구하는 홍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참석자들 속에서 문 전 대표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대선후보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서로 대조적인 전략을 보이고 있다. 중도 확장 전략에 나섰던 안 지사는 집토끼 잡기로 돌아선 반면 적폐 청산을 강조해온 문 전 대표는 “(탄핵이) 기각돼도 승복해야 할 것”이라며 안정감을 부각한 행보를 했다.

온라인 지지자들과 모임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6일 서울 동작구 여성플라자에서 온라인 지지자들과 모임을 갖고 있다.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이 행사에는 지지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안 지사는 25일 전북기자 초청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국정 농단을 한 사실이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범죄 사실이 드러나는 것에 대해 용서하거나 정치적으로 없던 일로 타협할 수 없기 때문에 법의 원칙대로 해야 한다. 그것을 후임 정부가 전임 정부를 핍박했다고 누가 그러겠느냐”고 말했다. 구속 등 사법처리 수위를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안 지사는 탄핵심판에 대해서는 “국민의 80∼90%에 이르는 탄핵 요구는 그 자체가 헌법이라 생각한다”며 “헌법재판소가 주권자인 국민의 압도적인 여론과 요구를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의 강경론은 대연정, 선한 의지 발언 논란으로 야권 지지층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캠프 합류를 타진한 민주당 의원들은 ‘과도한 우클릭’에 대해 수정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에 입당한 손학규 전 대표는 26일 한 인터뷰에서 안 지사의 중도 확장 전략을 겨냥해 “대통령병에 걸려서 이것도 끌어들이고, 저것도 끌어들이려 하니깐 내 속의 생각은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당분간 야권 지지층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그는 26일 민주당의 공식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을 방문해서도 “검찰, 언론, 재벌, 사학, 청와대 등 5개 대표적 적폐 청산을 어떻게 할지를 고민했다. 저의 승리는 후보 개인이 아닌 당의 승리가 돼야 한다”며 당심 잡기를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25일 한 인터뷰에서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정치인들은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우선 제가 갖고 있는 법 상식과 국민의 법 감정으로 보면 탄핵 사유가 넘치기 때문에 기각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지만, 지난해 “기각 결정이 내려진다면 혁명밖에 없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것과 비교하면 온건한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문 전 대표 측 한 재선 의원은 “박 대통령 신변에 대한 언급은 국민과 사법부에 대한 월권으로 비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자진 사퇴는 바람직하지만 탄핵은 그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전 하야’를 정치적 타협의 대상으로 삼지 않겠다는 뜻은 분명히 한 것이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서는 순간 수갑을 채워 구속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며 대선 주자들 가운데 입장이 가장 강경하다.

한편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선거인단은 26일 오후 10시 현재 97만여 명이 신청해 100만 명에 육박했다.

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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