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회서 北 동향 보고… “작년 김정남에 신변 안전 경고”
최근 북한 국가보위성(국가정보원 격)이 김정은에게 각종 허위 보고를 일삼다 들통 나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이 연금 조치되고 그 밑에 있는 부상(차관급) 간부 5명이 고사총으로 처형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정남 암살에는 당초 알려진 정찰총국이 아닌 보위성 요원이 대거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국가정보원이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김정남 암살 등 북한 동향 관련 업무보고에서 확인됐다.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보위성은 김원홍이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 당 간부를 고문하는 등 월권을 해 북한 주민의 원성이 자자했다. 이에 올 1월 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연금 조치됐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김정일 동상을 섬길 정도(자격)가 안 된다”며 보위성에 있던 동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 테러 용의자 8명 가운데 4명이 보위성 출신이며 실제 독살에 나선 2명은 외무성 소속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김원홍 등 보위성 지도부가 연금 조치 또는 처형된 상황에서 어느 기관이 김정남 암살을 주도했는지는 추적 중이라고 국정원은 덧붙였다.
중국의 북한 석탄 수입 중단과 관련해 국정원은 “북한이 상당한 경제적, 심리적 충격을 받고 있다”며 “올해 7억80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해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2.5%가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했다.
● 윤병세 “VX사용 北, 국제질서 도전”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7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4차 유엔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지도자의 이복형(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관용여권을 소지한 북한인에게 VX 신경작용제로 살해된 사건은 인권과 국제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북한의 인권 침해자들에 대한 불처벌의 관행을 종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성진·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