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 정말 좋으시겠어요!”
손효림 문화부 기자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부모가 자기의 일을 자녀에게 권한다면 그건 좋은 직업이라고. 직접 그 일을 해 본 후 자녀에게도 같은 길을 걸으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 있다면 얼마나 장점이 많은 걸까. 그 기준이 세속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말이다.
최근 연극배우들을 만나면서 일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영화 ‘부산행’, 드라마 ‘공항 가는 길’ 등에도 출연한 유명 연극배우 예수정 씨는 “대개 삶을 찬찬히 들여다볼 시간이 없는데, 나는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인생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연극이 나를 학습시키고 삶을 풍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연희단거리패 대표인 배우 김소희 씨는 “연극 덕분에 고여 있지 않고 늘 깨어 있게 된다”고 했다. 김 씨는 “연극은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게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몸만 건강하면 계속 연기할 수 있기 때문에 배우는 말년이 좋은 직업이다”라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에 출연한 이형훈 씨도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자극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그래서 채우고 다듬어야 할 부분을 찾아내고 이를 완성하기 위해 애쓰게 된단다.
이들이 ‘좋은 직업’으로 꼽은 기준은 성장이었다. 이 일을 계속하면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엿보였다.
손효림 문화부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