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8주년 삼일절을 하루 앞둔 28일 우리 영토 최동단 독도 앞바다에서 해양영토 순례에 나선 해경교육원3011경비함정에서 독립유공자 후손,해경,해군장병과 해양소년단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태극기를 앞세운 친박(친박근혜) 보수 단체는 ‘촛불집회’에 맞서 ‘3·1절 대규모 탄핵반대 집회’를 예고했다. ‘화합’을 상징해왔던 태극기가 뜻하지 않게 이념·세대 갈등의 최전선에 서게 된 모양새다.
“주민 여러분 경비실에 배치된 태극기를 가져가셔서 3·1절에 게양해주십시오.”
국경일을 맞아 여러 ‘태극기 게양 캠페인’을 기획했던 시·군·구 지방자치단체의 고민도 깊어졌다. 태극기를 나눠주거나 태극기 거리 행진 등의 캠페인을 마련했다가 “특정 이념을 지지하는 것 아닌가”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서다. 실제 서울 성북구, 경기 성남시, 광주시 는 이번 3·1절 관련 행사에 태극기 비치, 배부 등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태극기는 우리 사회를 하나로 묶어주는 화합의 상징물이었다. 3·1절 당시엔 독립 투쟁의 염원을 표출하고 한민족을 묶어주는 ‘결속’을 뜻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땐 길거리 응원을 나온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거나 태극기 모양의 바디 페인팅을 한 채로 한국대표팀을 응원했다.
“박근혜 (대통령) 그림을 들지 왜 태극기를 들어.”
그런데 이 영상을 본 누리꾼의 여러 댓글 중 눈에 띄는 글 하나가 있었다. “그래 잊어버리고 있었네. 태극기가 세대 갈등, 이념 갈등의 ‘경계선’이 아니었지….” ‘태극기 수난시대’의 슬픈 현실을 깨닫게 하는 한 줄이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