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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중국, 韓美 사드 대응에 ‘북한 카드’ 휘두를 참인가

입력 | 2017-03-02 00:00:00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어제 전화 통화를 갖고 “올해 안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완료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차질 없는 사드 배치’를 강조했다. 롯데가 사드 부지 제공을 결정한 직후인 지난달 27일 중국 외교부가 “(사드 배치에 따른) 모든 뒷감당은 미국과 한국의 책임”이라며 협박성 발언을 내놓은 데 대한 한미 양국의 발 빠른 공동 대응이다.

중국 런민일보는 지난달 28일 “사드가 한국을 한반도의 화약통으로 만들었다”고 사설에 썼다. 런민일보의 해외판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뉴스 계정인 샤커다오는 ‘만일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중국은 한국과 준(準)단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의 사설과 기사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 중국이 한반도에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단교할 의도를 갖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러시아와 지난달 28일 베이징에서 외교차관급 회담을 열어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표명한 데 이어 같은 날 북한의 리길성 외무성 부상을 중국에 불러들였다. 북한 고위급 인사의 중국 초청은 9개월 만으로 어제는 왕이 외교부장과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까지 리 부상을 만났다고 한다. 어제 중국 외교부는 북한과 러시아를 지칭하며 “유관 국가와 함께 노력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대화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카드로 중국에 북핵 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처럼 중국이 한미의 사드 대응에 맞서기 위해 ‘북한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아닌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주중 대사는 면담까지 거절하면서 북한의 부상은 외교부의 고위관리가 만나준 상황에도 정부의 대중(對中) 외교는 실종된 지 오래다. 중국 정부는 전방위 보복으로 압박하다가 한국의 차기 정권에서 사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일 것이다. 외교부 일각에서도 중국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전방위 외교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