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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미야자키] 김재환이 말하는 두산 ‘화수분’의 특별한 비결

입력 | 2017-03-02 05:30:00

2008년 두산에 입단한 김재환이 빛을 본 2016년까진 무려 8년이 걸렸다. “어떤 선수에게도 특별대우나 특혜가 없다. 경쟁에서 이겨야 뛸 수 있다”는 김재환의 말은 두산의 ‘화수분 야구’의 특별함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미야자키(일본)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두산 김재환(29)은 상무 복무기간을 포함해 무려 8년 동안 1~2군을 오갔다. 2016시즌 확실한 주전이 되며 134경기에서 37홈런 124타점 그리고 타율 0.325(160안타)를 기록해 특급 타자의 지표인 3할-30홈런-100타점을 완성했다. 잠실이 홈구장이 아니었다면 홈런왕 에릭 테임즈(전 NC), 최정(SK)이 기록한 40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었다.

김재환은 ‘화수분 야구’ 두산이 끝없이 배출하고 있는 완성된 즉시 전력의 주인공이다. 김현수(볼티모어)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직후 좌익수를 맡아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새로운 4번 타자가 됐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김재환은 “2군에 오래 있었지만 불만은 없었다. 두산의 시스템은 모든 선수가 절로 고개를 끄덕일 만큼 공정하다”고 말했다.

김재환은 1일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후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굉장히 기뻤다. 2015년 11월에 태어난 쌍둥이 딸이 복덩이 인 것 같다. 올해는 셋째 딸이 태어난다. 단 한 해 좋은 기록을 세웠을 뿐이다. 다시 주전경쟁을 한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8명이 가 있지만 소프트뱅크, 오릭스 등 일본팀과 대등한 평가전을 치르고 있다. 이게 두산의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김재환은 “우리 팀은 실력대로 1군이 되고 실력대로 주전이 된다. 아무리 특급 유망주라고 해도 파격적인 기회가 없다. 실력순서다. 그래서 2군에 오래 있었지만 항상 희망이 있었다”며 “2008년 입단 당시(전체 드래프트 4순위) 팀 내에서 타격에 자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력대로 기회가 주어졌다. 어떤 선수도 특별대우나 특혜가 없다. 경쟁에서 이겨야 경기를 뛸 수 있다. 그 점이 선수들에게 주는 동기부여가 매우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형 포수 유망주였던 김재환의 포지션을 외야수로 바꿔 성공을 이끈 두산 김태형 감독의 소신도 팀의 운영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김 감독은 “김재환이 수비 훈련을 참 열심히 했다. 야구를 잘 하는 순서대로 1군에 올리고 경기에 내보내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김재환도 그 경쟁에서 이겼다”고 강조했다.

김재환은 ‘홈런왕 도전’이라는 더 큰 목표를 바라볼 때가 됐다는 질문에 “팀 내에 굉장히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퓨처스 팀이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대만에도 빼어난 동료들이 많다. 그래서 더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목표다”고 답했다.

두산이 구축한 탄탄한 육성시스템의 실제 주인공은 그 뛰어난 ‘선수 키우기’능력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오늘도 더 많은 땀을 쏟고 있었다.

미야자키(일본)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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