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2015시즌 67승77패, 2016시즌 70승1무73패를 기록했는데, 그 3승의 차이는 가을야구 티켓의 유무였다. 김기태 감독이 선수들에게 ‘3승의 차이’를 강조한 이유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사진제공 | KIA
부임 3년차, 2017시즌을 앞둔 KIA 김기태 감독이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부담되지 않나?”라는 말이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만난 김 감독은 “그것도 복”이라면서도 한 가지를 강조했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우리의 야구를 하자’는 것이다.
● 부담은 바깥의 시선, 우리의 야구를 하자!
이는 김 감독을 비롯한 KIA 구성원 대부분이 공유하고 있는 생각이다.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100억원을 들여 새 4번타자 최형우를 데려왔지만, 그 외에 달라진 건 없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타선이 조금 보강돼 좋은 일이지만, 그걸로 부담을 느끼면 안 된다. 시즌 초에 안 맞다 보면, 자칫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주장을 맡았던 이범호 역시 “타선이 강화된 정도로 보는 게 맞다. 투수는 사실상 그대로다. 남들이 보는 시선이 달라졌을 뿐이지, 우리는 우리 것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기태호’는 지난 2년간 크게 성장했다. 첫 해인 2015시즌, 전력이 황폐화됐다는 평가 속에서도 끝까지 가을야구 티켓 경쟁을 펼쳤고, 지난해엔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해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 사이 얻은 건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통한 기존 선수들과의 ‘신구조화’였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당시 KIA. 스포츠동아DB
● 3승이 가져온 차이, 플레이 하나의 소중함 느껴라!
3년차를 맞이하면서 선수들은 오키나와 캠프 내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범호는 “이제 선수들이 알아서 하는 분위기가 일상이 됐다. 다들 감독님을 잘 알지 않나”라며 웃었다.
캠프 내내 자율 속에서도 팀의 구성원으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권리와 의무의 균형감이 느껴졌다. 이는 김 감독이 뿌리내린 새로운 타이거즈의 핵심이다. 김 감독은 “나보다는 우리를 강조하는 야구 같은 팀의 뼈대는 항상 유지돼야 한다. 여기에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감독이 꾸준히 강조해온 팀플레이, 전력질주와 백업플레이 등 야구의 기본, 그리고 야구와 동료에 대한 예의 등은 그대로다. 그러나 이번 캠프를 통해 선수들에게 한 얘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3승의 차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