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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데라 목사 “15세 소녀의 도움… 神은 내게 밥으로 다가왔죠”

입력 | 2017-03-02 03:00:00

국제양육기구 컴패션 후원 받은 완데라 목사, 한국 후원자에 감사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의 후원을 받았던 리치먼드 완데라 목사는 “우리의 작은 나눔이 누군가에겐 희망을 얻고 다시 살아가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한국컴패션 제공

“15세 소녀의 도움이 저를 어둠 속에서 구해줬습니다. 신(神)은 제게 밥의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우간다 출신의 리치먼드 완데라 목사(35)는 지난주 한국을 방문해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컴패션의 후원자들에게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컴패션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성장해 자립한 것을 기념하는 ‘아주 특별한 졸업식’에 우간다, 페루, 필리핀에서 온 청년들과 함께 참여해 감동스러운 연설을 했다.

완데라 목사는 “우간다는 내전과 유혈 사태로 수많은 아이가 아버지를 잃는 바람에 전 국민의 70%가 30세 미만으로 평균 연령이 낮다”고 소개했다. 그도 8세 때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홀어머니와 6명의 형제와 함께 우간다의 나구루 빈민가에서 굶주림과 질병에 허덕이던 그에게 15세 소녀가 일대일 결연으로 보내준 후원은 한 줄기 빛이었다.

컴패션은 6·25전쟁 이후 쓰레기처럼 나뒹구는 전쟁고아들의 시신을 목격한 미국인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창립한 단체. 긴급구호가 아니라 후원자와 일대일로 결연해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장기적인 양육지원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은 2003년 수혜국이 아닌 지원국으로 변신했다.

그는 “후원자 덕분에 컴패션 어린이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학용품도 지원받았고 미국 컴패션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해 신학교육을 받아 목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간다 수도 캄팔라 컴패션 어린이센터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어린이들을 양육하고, 개발도상국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과 설교 활동을 하고 있다.

완데라 목사는 “매년 전 세계에서 2만5000명의 어린이가 예방 가능한 원인들로 죽어가고 있다”며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대신해 한국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