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北, 김정남 시신 인도 요구 “VX 사용 근거 없어, 심장마비사…韓 정치적 의도 있다”

입력 | 2017-03-02 19:43:00

사진=김정남을 독극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티 흐엉(베트남) 시티 아이샤(인도네시아) 등 여성 용의자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1일(현지시각) 티 흐엉이 말레이시아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쿠알라룸프르 세팡법원을 나서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북한 대표단은 2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맹독성 신경독가스 VX에 의해 암살됐다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발표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북한 개입설을 부인했다.

북한 대표단을 이끄는 리동일 전 북한 유엔 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날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의 사망자는 심장마비로 숨진 것이며, VX라는 화학무기를 사용한 근거가 없다”며 시신을 조속히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리 전 대사는 이날 김정남이라는 이름은 언급하지 않고 여권에 기재된 김철 또는 사망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사망자는 심장병을 앓고 있었고 때때로 치료를 받았다”며 “보통 컨디션일 때도 심장질환 약 없이는 여행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부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의 소지품에 당뇨병과 심장질환, 고혈압 관련 약품이 있었다고 밝혔다”며 “이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사건 발생 당시 결론냈던 것처럼 그의 사인이 심장질환임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VX라는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의 근거는 전혀 없다”며 “승객이 북적이는 공항에서 여자 용의자의 공격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리 전 대사는 “VX는 접촉 때 즉시 사망하는 맹독성 물질인데 공항 승객 수천명이 어떻게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29) 등 두 여성 용의자가 손바닥에 VX를 묻혀 공격했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답해야 한다며 “VX가 사용된 것이 사실이라면 샘플을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사무국에 보내 검증을 하자”고 제안했다.

리 전 대사는 또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김정남 암살 관련 최근 발언들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지금 정치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 사건에 한국의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