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국정원 댓글수사때 ‘좌천’ 당한 윤석열 화려한 부활

입력 | 2017-03-04 03:00:00

[역대 최대 성과 ‘박영수 특검팀’ 사람들]
함께 호흡 맞춘 김태은-이복현… 블랙리스트 수사로 존재감
특검 안팎 “댓글 수사팀의 복수”… 한동훈 부장검사도 수사 맹활약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70일 동안 30명을 기소하며 역대 특검 중 최대의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파견 검사 20명의 활약 덕분이다.

파견 검사 중 최선임인 윤석열 수석파견검사(57·사진)는 이번 특검 수사를 통해 화려하게 수사 일선으로 복귀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윤 검사는 검찰 내 손꼽히는 특별수사통이다. 하지만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아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등 수사를 세게 몰아붙이다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고 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박영수 특검이 특검 후보로 지명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대전고검에서 근무하던 윤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를 맡아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윤 검사는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과 중수2과장으로 일할 때 직속 상사였던 범죄정보기획관, 수사기획관을 지낸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 수사도 담당했다. 윤 검사가 나이는 일곱 살 많지만 사법시험 합격이 늦어 우 전 수석의 후배가 됐다. 두 사람은 평소 안부 전화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근한 사이지만 특검 사무실에 마주 앉아서는 냉랭했다고 한다. 윤 검사는 조사 시작 직전 우 전 수석에게 차를 대접했는데, 이 자리에서 우 전 수석은 “법정에 가면 무죄가 나올 텐데, 왜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려고 하느냐”고 항의했다고 한다.

특검에 파견된 한동훈 부장검사(44)는 이번 수사에서 삼성 사건을 맡아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 부장검사는 평검사 때인 2003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했고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팀에서 일했다. 또 2007년에는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며 사법연수원 동기들 사이에서 ‘에이스’라는 얘기를 들었다.

또 지난해 말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소속돼 과거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측근이었던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을 상대로 12시간이 넘는 ‘밀당(밀고 당기기)’ 끝에 자백을 받아 낸 최재순 검사(39)는 특검에서도 맹활약했다. 노 부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감사 청문회에서 “최 검사에게 ‘(자백을 하면) 감당할 수 있느냐’고 묻자, 최 검사가 ‘대한민국 검사가 이런 큰 사건 수사를 하고 옷을 벗으면 명예’라고 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검사는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이 청와대 경내 사무실에 둔 업무용 수첩 39권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 윤 수석파견검사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태은 부부장검사(45)와 이복현 검사(45)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맡아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을 구속했다. 특검 안팎에서는 ‘댓글 수사팀의 복수’라는 말이 돌았다.

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