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헌재, 휴일 잊은채 고심 또 고심… 10일 선고 가능성 높아
탄핵심판 운명의 일주일… 휴일 잊은 헌재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일요일인 5일 헌재 재판관 5명이 사무실에 출근했다. 왼쪽부터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김이수 이진성 재판관.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4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지만 재판관들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헌재 관계자는 “장외 집회는 탄핵심판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7일경 선고일 통지할 듯
헌재 삼엄한 경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자를 7일경 박 대통령 측과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에 통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일 경찰이 헌재 정문 앞에서 삼엄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헌재가 탄핵소추를 인용할 경우 박 대통령은 파면돼 곧바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리고 선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차기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치러진다. 박 대통령은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잃게 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면 박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 “주차 차량 때문에 세월호 대응 늦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5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재단 설립으로 이익을 취했더라도 이는 박 대통령과 무관하다”며 “박 대통령은 기업들에 선의로 모금을 부탁했을 뿐 부당한 청탁은 없었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박 대통령 측은 의견서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기업들에 신정아 씨가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에 후원금을 내도록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선고받은 사례를 거론했다. 당시 대법원은 “변 전 실장의 요청은 직무 관련성이 없어서 부정한 청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4일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로 이동하던 중 차량 돌진 사고가 발생해 방문이 늦어졌다”고 주장하며 헌재에 1분짜리 동영상을 근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헌재의 확인 결과 해당 동영상은 단순한 차량 견인 영상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대리인단은 “청사 안에 주차된 차량을 빼느라 대통령의 중대본 방문이 늦어졌다”고 말을 바꿨다.
○ 박 대통령 측 ‘각하’ 요청… 가능성 희박
박 대통령 측은 재판관 중 한 명이라도 ‘각하’ 결정을 하면 탄핵 인용 정족수(6명)를 채우기가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에 재판부에 ‘각하’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이 제기하는 국회의 절차적인 문제는 이미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 문제가 없는 것으로 헌재가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이번에 재판관들이 각하 결정을 선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