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스팡 경찰서에서 풀려나는 리정철. 쿠알라룸푸르=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지난달 13일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VX 공격을 받아 숨진 뒤 나흘만인 17일 말레이 경찰에 체포됐던 리정철은 이달 3일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후 추방돼 베이징에 체류하는 중인 5일 인터뷰에 응했다.
리정철은 석방 당일 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항공편에 탑승해 그 다음날인 4일 새벽 도착한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데 이어 NHK에 모습을 드러냈다.
리정철은 인터뷰에서 김정남과 관련해선 “알지 못한다”면서 “(말레이시아 경찰에) ‘나는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날조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너희가 나를 여기까지 끌고와서 자백하라고 했다. 죄없는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보상하라’고 했다”고도 했다.
리정철은 말레이시아에서 근무 중으로 돼 있던 기업에서 실제 근무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하려했던 사업과 현지 회사의 사업내용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비누 재료를 북한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레이 경찰이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현지의 북한 대사관 소속 2등 서기관 현광성에 대해 “주위에 살고 있어 인사정도 하는 사이다. 면식만 있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 조처한 것에 대해서는 “모략극의 연장”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4일 베이징 소재 북한대사관에서 담장 철망을 사이에 두고 취재진에 “공화국(북한)의 존엄을 훼손하는 모략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날조된 증거’로 김정남 살해를 자백하라고 강요했다. 경찰이 휴대전화 통화 이력과 독약을 싼 종이, 가족 사진을 제시하며 압박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