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또 EEZ내 떨어져” 격앙… 참의원 회의 중단하고 NSC 소집 일각 “부인스캔들 아베엔 호재”
6일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또다시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지자 일본은 격앙된 분위기다. 지난해 8월과 9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도 일본의 EEZ에 떨어져 일본이 강하게 반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즉각 기자들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확히 위반했다”며 “이번 발사는 북한이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 됐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전 9시에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모두에 북한 미사일 발사를 보고하고 미국 한국 등 관계국과 긴밀히 연대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참의원은 아베 총리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마련하도록 이례적으로 회의를 40분간 중단해 줬다. 아베 총리가 “오전 예산위원회를 마치는 시점에 NSC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하자 제1야당인 민진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의원이 “조기에 개최하라”고 주문했고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안보 문제에 관한 한 여야가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아베 총리에게는 개인적인 호재로도 작용하고 있다. 오사카(大阪)초등학교를 둘러싼 부인 아키에(昭惠) 스캔들에 쏠린 시선을 돌리는 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아키에 여사가 명예교장을 맡았던 오사카초등학교에 대한 국유지 헐값 매각 파문은 연일 국회에서 다뤄지며 정권 차원의 스캔들로 번지는 중이다. 실제로 이날 참의원 예산위는 이 문제를 집중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북한 미사일 등에 관심이 쏠려 수박 겉핥기로 지나갔다. 아베 총리는 “국민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얼버무렸다.
아베 정권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역시 국방력 증대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베 정권은 그동안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방위 예산을 5년 연속 늘려 2017년도에 사상 최대인 5조1251억 엔(약 51조4580억 원)을 편성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1% 이내로 유지한 그간의 정부 원칙에서 벗어날 생각임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5일 자민당 당대회를 통해 총재 임기를 연장할 발판을 마련한 아베 총리가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만드는 데 북한의 위협을 동력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