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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큰 모험은 싫다

입력 | 2017-03-08 03:00:00

○ 알파고 9단 ● 구리 9단
3국 4보(45∼54)




백 ○로 끊어 국면이 복잡하게 얽히나 싶었는데 흑 47을 본 알파고는 백 48, 50으로 상변을 안정시키며 일보 후퇴한다.

백 48 대신 참고 1도 백 1을 두면 중앙 봉쇄는 가능하다. 그런데 상변 백의 생사가 불투명하다. 흑 2가 한눈에 들어오는 수. 이곳 변화는 수십 개나 될 정도로 복잡한데 참고 1도가 그중 하나다. 백 15까지 패가 나는데 흑이 이 패를 이용해 16, 18로 탈출하면 백이 손해를 본 모양이다. 백 48, 50과 같은 수를 보면 알파고가 사활이나 수상전에서 큰 모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흑 51까지 흑백 모두 불만 없는 타협이 이뤄졌다.

이제 우변 흑 세력이 깊어졌기 때문에 백 52의 침입은 시급하다. 흑 53으로 근거를 없애며 공격할 때, 백 54의 행마가 날렵하다. 알파고가 좋아하는 날일자 행마이기도 하고 흑이 참고 2도처럼 강하게 나오면 백 10까지 되받아치려는 것이다.

“참 잘 둔다.” 이 바둑을 보던 한 기사가 중얼거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