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시작]한미, 이르면 4월 실전운용 ‘속도전’
그래픽 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① 북한 미사일 무더기 발사 당일 배치 작전 이유는?
수송기는 당일 북한이 스커드-ER 미사일의 무더기 발사 도발을 전후해 미 본토 기지에서 이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사드 장비 전개의 외부 노출을 우려해 야간에 이송 작전을 펼쳤다. 정확한 이륙 시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대 속도(시속 907km)와 비행 거리(1만여 km), 공중 급유시간 등을 계산할 때 북한이 스커드-ER 미사일 4발을 무더기로 쏴 주일미군기지 타격 훈련을 실시(오전 7시 34분)한 직후일 가능성도 있다. 한미 양국이 북 미사일 도발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작전 개시 준비를 하다가 ‘최적 타이밍’을 골랐을 개연성도 있다.
② 사드 배치 완료 시점은?
군 당국은 사드 장비를 주한미군 모 기지로 옮겨 장비 점검과 작전 운용성 평가를 한 뒤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성주골프장)의 용지 공사가 끝나면 이동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지 공사를 최대한 서두르면 4, 5월경 사드 포대의 실전 투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③ 배치 결정은 누가?
한미 군 당국은 사드 장비의 전개가 사전 협의를 거쳐 이뤄졌으며, 국내 정치 일정이나 한미 키리졸브(KR) 연합훈련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한미 군 당국 간에 작전 시기 논의가 이뤄졌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도 보고됐다는 것이다. 중국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최단 시간에 사드 배치를 끝내자는 데 양측이 동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 당국은 “사드 장비의 전개 사실을 중국에 통보하지 않았고, 통보할 일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어떤 보복 조치를 해도 사드 배치 결정은 철회되지 않을 것이라는 대중(對中)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야권 대선 주자들이 사드 배치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데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경우 사드 문제가 첨예한 쟁점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피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④ 트럼프, 대중 압박 본격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만지작거리던 무역 보복이나 환율조작국 지정 등 경제적 옵션이 아니라 북한 문제를 첫 대중 압박 카드로 선택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부터 최근 스커드-ER의 무더기 발사까지 대북 경고 수위를 높이며 사드 배치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한 소식통은 “북-미 대화는 당분간 트럼프 사전에 없다고 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백악관이 사드 포대의 한반도 추가 전개를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