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짠물 마운드 이어 화끈 방망이… 대만전 15-7 완승에 세계 야구계 깜짝
복병에서 일약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으로 급부상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선두 이스라엘의 이야기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랭킹 41위로 이번 대회를 통해 WBC 본선에 첫발을 들인 이스라엘은 한국에 이어 대만을 연파하며 2라운드 진출의 9분능선을 넘었다.
이스라엘은 7일 열린 대만과의 2차전에서 1회 초에만 6안타를 몰아치며 4득점을 하는 등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라이언 러번웨이의 2점 홈런, 네이트 프라이먼의 3점 홈런 등에 힘입어 15-7 완승을 거뒀다. 전날 한국전 승리의 수훈 선수였던 유격수 스콧 버챔, 중견수 샘 펄드의 호수비도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애초 A조의 복병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막상 대회에서 선보인 이스라엘의 전력은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앞서 한국전에서 10이닝 1실점으로 짠물 마운드를 선보였던 이스라엘은 대만과의 경기에서는 장단 20안타를 몰아치며 화끈한 공격쇼를 펼쳤다.
전력 분석을 통한 현미경 야구도 돋보였다. 이스라엘은 두 경기에서 타자의 유형에 따라 적극적으로 내야 수비 시프트를 거는 등 상대의 전력에 꼼꼼히 대비해온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와인스타인 감독은 “2라운드 진출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남은 네덜란드와의 경기(9일)만 생각하겠다”며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한편 예상을 뛰어넘는 이스라엘의 선전에 외신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1라운드 개최국 중 하나이자 WBSC 랭킹 3위인 한국을 격파한 것에 대해 주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의 한국전 승리에 대해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기적 중의 기적”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미국 CBS스포츠 또한 “언더도그(약자) 이스라엘이 한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스라엘이 이번 대회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며 주목했다. 승리의 주인공인 이스라엘 선수단 역시 스스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과의 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조시 자이드는 “내 야구 인생에서 정점에 선 경기”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