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지 “무릎 엉덩이 꿈쩍 않고 스트로크로만 거리 조절” 박 “그립 강하게 잡지 않고 퍼터 헤드를 지면에서 낮게 유지”
박인비가 5일 끝난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16개월 만에 다시 투어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신들린 듯한 퍼팅이었다.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는 퍼팅할 때 움직임이 거의 없는 안정적인 하체와 일관된 스윙 리듬 등을 박인비의 장점으로 꼽았다. 되살아난 퍼팅 감각과 함께 그는 올 시즌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동아일보DB
신들린 듯한 박인비 퍼팅의 비결은 뭘까. 7일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박인비가 7개월 부상 공백에도 2개 대회 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퍼팅이었다. 그 비밀은 특별한 기술에 있지 않다. 해서는 안 될 것들을 철저하게 하지 않는 데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의 제목도 ‘인비처럼 퍼팅하기 위해서 대단한 운동 능력이 필요한 게 아니다’였다.
미국의 유명 골프 인스트럭터인 토니 루지에로는 이 글을 통해 “박인비가 퍼팅할 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안정적이고 낮은 하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박인비는 스트로크를 할 때 엉덩이와 무릎을 움직이지 않는다. 많은 주말골퍼가 박인비와 달리 하체를 불필요하게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퍼팅 요령에 대해 “그립을 절대로 강하게 잡지 않고 헤드 무게를 충분히 느껴야 한다”며 “퍼터 헤드를 낮게 이동할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 공을 확실하게 굴릴 수 있어 방향성이 좋아진다”고 조언했다.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이 붙은 박인비의 최대 무기는 퍼팅이다. 시즌 6승을 거둔 2013년과 한 해 5차례 우승 트로피를 안은 2015년에는 절정의 퍼팅 실력을 발휘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2015년 브리티시여자오픈 때 그의 마지막 날 퍼팅 수는 24개에 불과했고, 나흘 동안 3퍼트를 한 번밖에 하지 않았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도 자로 잰 듯한 퍼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화려하게 부활한 박인비는 되살아난 퍼팅 감각을 앞세워 최근 홀수 해에 뛰어난 성적을 거뒀던 기분 좋은 기억을 재현할 기대감을 키우게 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