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고 가벼우며 더 간단해지는 것이 최근의 IT 및 AV 제품의 추세다. 덕문에 예전에는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었던 상당수 제품이 가정용의 영역으로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프로젝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프로젝터 중에는 거의 주먹만한 크기의 제품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대형의 전문가용 제품이 필요 없어진 건 아니다. 요즘 나오는 전문가용 프로젝터는 오히려 큰 덩치를 이용해 최신의 고성능 테크놀러지를 대거 품고 있다. 그 성능과 기능, 내구성 등은 소형의 가정용 제품과 비할 바가 아니다.
옵토마 ZU510T(출처=IT동아)
레이저 광원 기반의 최신 DLP 프로젝터인 옵토마 ZU510T도 그런 경우다. 강당용, 기업용을 겨냥해 나온 이 제품은 옵토마가 독자 개발한 두라코어(DURACORE) 레이저 기술을 적용해 5500 안시루멘의 고광도와 30만 : 1의 높은 명암비를 구현하는 것이 최대 특징이다. 또한 이러한 최대 밝기 상태에서 3만 시간에 달하는 긴 수명을 실현해 관리 편의성도 높였다. 최신 프로젝터 기술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옵토마 ZU510T를 살펴보자.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옵토마 ZU510T는 결코 작은 제품이 아니다. 크기가 403(폭) x 387(길이) x 145(높이) mm, 무게가 11kg에 달하니 이를 가지고 이동하기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힘겹게 가지고 다니면서 테이블 위에 두고 쓰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천장에 고정해서 쓰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옵토마 ZU510T(출처=IT동아)
전면 렌즈를 통해 WUXGA(1920 x 1200) 해상도와 5500 안시 밝기의 영상을 투사할 수 있다. 휴대성을 강조한 소형 프로젝터가 불과 수십~수백 안시, 홈씨어터용으로 주로 쓰는 가정용 프로젝터가 2000~3000 안시 남짓인 것을 생각해 본다면 상당한 고광도다. 덕분에 주변이 어느 정도 밝은 곳에서도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고 300인치 가량의 대화면도 무리없이 구현한다고 옵토마는 강조하고 있다.
옵토마 ZU510T 후면(출처=IT동아)
렌즈를 둘러싼 2개의 링으로 조점 및 화면 크기를 조절하며, 렌즈 우측의 커버를 열면 렌즈의 위치를 수직 및 수평으로 이동할 수 있는 2개의 레버가 있다. 렌즈를 상하 20%, 좌우 10%까지 이동할 수 있다. 본체 위치의 이동이 쉽지 않으니 이런 렌즈 쉬프트 기능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렌즈 우측의 커버를 열면 렌즈 시프트 기능 및 전면 HDMI 포트를 쓸 수 있다(출처=IT동아)
렌즈 쉬프트 레버 근처에는 HDMI 포트(MHL 지원)와 전원 공급용 USB 포트도 달려있다. 프로젝터 앞쪽에 외부기기를 연결해 영상과 음성을 입력 받거나 전원을 공급하고자 할 때 유용할 것이다. 커버 내부에 길이 10cm, 폭 5cm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기 때문에 미라캐스트 동글과 같은 무선 디스플레이 연결용 장비를 꽂아서 쓰는 용도에도 적합하다.
본체 구성에서 볼 수 있는 특이점은 여느 프로젝터와 달리 램프를 임의로 교체할 수 있는 탈착용 커버가 달려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옵토마 ZU510T가 수명이 긴 레이저 광원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옵토마가 개발한 두라코어(DURACORE) 레이저 기술은 IP5X 등급의 밀폐식 광학 엔진 디자인과 레이저 다이오드 쿨링(laser diode cooling) 기술을 결합해 수명을 유지한다.
두라코어 레이저 기술을 적용, 고광도임에도 반영구적인 수명이 특징이다(출처=IT동아)
일반 프로젝터용 램프는 수천 시간 사용후에 램프를 교체해야 하는데, 옵토마 ZU510T는 3만 시간의 램프 사용 시간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이 3만 시간이라는 것도 최대 밝기 기준이기 때문에 밝기를 낮추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
3만 시간이라면 하루에 4시간씩 사용 기준으로 무려 20여년치에 해당한다. 사실상 프로젝터 본체와 수명을 같이하는 수준이다. 2~3년마다 램프를 교체해야 하는 일반 프로젝터, 수명은 길지만 밝기가 턱없이 부족한 LED 프로젝터와 확실히 구분되는 강점이라 할 수 있다. 광도와 수명 외에 RER.709 컬러 표준을 준수하기 때문에 세밀한 색상 표현이 가능한 것도 이점이다.
최근의 트랜드를 따른 인터페이스 구성
후면 인터페이스의 구성은 최근의 추세에 부합한다. PC 연결에 주로 쓰이는 D-Sub(VGA) 입력 및 출력 포트가 각 1개씩, 있는데 D-Sub 입력은 모드 전환 및 변환 젠더를 통해 YPbPr(컴포넌트) 연결도 지원한다.
후면 인터페이스 구성(출처=IT동아)
최근 이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HDMI는 전면에 1개, 후면에 2개가 있는데 그 중에 후면 1개를 제외하면 MHL 규격에 대응한다. MHL 변환 케이블을 통해 외부 전원 케이블 없이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해 화면을 전송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반면, 컴포지트(RCA) 입력 포트는 없기 때문에 VCR이나 DVD 플레이어와 같은 구형 AV기기를 연결할 때 다소 제약이 있을 수가 있다.
그 외에 음성 입력 및 출력 포트, 그리고 마이크 입력 포트가 1개씩 달려있으며, 본체에 20W(10+10W) 출력의 스테레오 스피커도 내장되어 있어 별도의 외부 스피커가 없는 환경에서도 대응이 가능하다. 원격 기능 제어용으로 RS232 포트 및 유선 리모컨 포트, 그리고 RJ45 유선랜 포트가 달려있다. 그 외에 3D 영상 제어용 3D 싱크 포트(5V) 및 전원 공급용 USB 포트 및 12V 트리거 포트 등도 달려있어 확장성은 양호한 편이다.
관리 편의 위한 네트워크 기반 제어 관리, 영상 전송 기술 지원
RJ45 유선랜 포트에 공유기를 연결하면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PC에서 프로젝터의 제어 및 관리가 가능하다. 크레스트론룸뷰(Crestron RoomView)가 이러한 경우에 이용하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인데 이를 통해 프로젝터의 기능 제어를 하는 것 외에 온라인 상태, 시스템 전원, 램프 수명, 네트워크 설정 및 하드웨어 고장 등 다양한 정보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크레스트론룸뷰 외에 엑스트론(Extron), 에이엠엑스(AMX), 피제이링크(PJ-Link), 텔넷랜(Telnet LAN) 시스템도 지원한다고 옵토마는 밝혔다.
네트워크 기반 프로젝터 제어를 하는 크레스트론룸뷰 소프트웨어(출처=IT동아)
한편, 옵토마 ZU510T의 후면 인터페이스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HDBaseT 포트다. 일반적인 Cat.6 규격의 랜 케이블을 하나를 통해 영상 및 음성, 데이터 및 제어 신호를 전송할 수 있다. HDBaseT 기술을 지원하는 기기가 아직 많지 않고, 고가의 전문가용 제품 위주로만 나와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전문가용 프로젝터가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자체적인 콘텐츠 재생 능력 부재, 무난한 리모컨
참고로 옵토마 ZU510T의 USB 포트는 외부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쓰며,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연결해 자체적으로 콘텐츠(동영상, 사진, 음악 등)를 재생하는 기능은 없다. 약간 아쉽긴 하지만, 애당초 가정용 프로젝터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부가기능의 부재가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동봉된 리모컨은 백라이트 및 레이저 포인터 기능을 갖췄다(출처=IT동아)
동봉된 무선 리모컨은 평범하다. 전원 On / Off 및 입력 소스 전환, 각종 메뉴 선택 등, 디지털 줌, 음량 조절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버튼 백라이트 기능 및 레이저 포인터 기능도 갖췄다. 이 정도의 전문가용 프로젝터를 이용하는 환경이라면 리모컨 보다는 네트워크를 통한 제어를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기 때문에 리모컨 자체의 기능이 그다지 중요 하지는 않다.
밝은 곳에서도 무난히 영상 감상 가능, 투사거리도 합격점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젠 직접 옵토마 ZU510T를 이용해 볼 차례다. 제품의 특성을 감안해 200석 규모의 강당에서 직접 제품을 체험해 봤다. 가장 신경 쓰이는 점은 역시 밝기와 화면 크기, 그리고 투사 거리다.
밝은 곳에서도 무리 없이 대화면 투사가 가능(출처=IT동아)
실제로 이용해보니 강당의 전등을 절반 이상 켠 밝은 상태에서도 상당히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었으며 최대 300인치에 달하는 대화면 역시 무리 없이 구현한다. 300인치의 화면을 구현하려면 7.7미터 정도, 100인치 화면을 구현하려면 2.6미터의 투사 거리가 필요하다. 본체 크기와 화면 크기에 비해 초점 거리가 짧은 점도 매력이다. 기본적으로 넓은 공간에서 쓰는 경우가 많겠지만 좁은 공간에서 쓰더라도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옵토마 ZU510T 투사 화면(출처=IT동아)
선명도나 밝기도 만족스럽지만 DLP 방식의 프로젝터 답게 명암비(밝은 곳과 어두운 곳을 구분하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특히 회색 계열의 오브젝트는 주변에 묻혀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옵토마 ZU510T에서는 그런 현상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옵토마 ZU510T 투사 화면(출처=IT동아)
부가 기능의 수는 적은 편이지만 프로젝터의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 영상 구현 능력이 상당히 만족스럽다. 기업용, 전문가용 프로젝터로서 충실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 및 강당용으로 최적화, 밝기와 내구성에 높은 점수 줄만
옵토마 ZU510T는 사용 목적이 분명한 제품이다. 크고 무거운데다 콘텐츠 자체 재생 기능이 없지만, 영상 표현 능력과 밝기, 내구성 및 관리 편의성이 우수해 강당이나 기업에서 이용하기에 제격이다. 특히 레이저 기술 및 HDBaseT 기술을 탑재하고 있는 등, 차세대 프로젝터로서의 면모도 갖췄다. 옵토마 ZU510T는 강당 등의 넓은 공간에서 이용하며, 밝기와 관리 편의성을 중시하는 전문가에게 무난히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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