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웨이보
“성병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이성애자, 동성애자 모두 콘돔 착용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중국에서 새로 배포된 한 초등학생 성교육 교과서의 내용이 기존과 다른 ‘진보적’인 내용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해당 교과서 2학년 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양성평등에 관해 배우며, 자신의 꿈이 무엇이든지 그것을 이룰 수 있다고 가르친다. 교과서에는 “여성들은 훌륭한 경찰관이 될 수 있고 우주비행사도 될 수 있으며, 남성들은 간호사와 유치원 교사가 될 수 있다”고 씌어 있다.
아기가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대해서는 아빠와 엄마가 사랑을 나누고 수정이 이뤄지기까지 과정을 그림과 함께 자세히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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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자신에게 원치 않는 스킨십을 시도하면 부모에게 이를 알려야한다며, 성범죄자는 남성 혹은 여성일 수도 있다고 했다.
“어느 쪽을 지향하든 다른 모든 사람들과 똑같이 대우 받아야 한다”며 “중국에서는 동성 결혼이 ‘현재’ 허용되지 않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합법이다. 이들 모두 부모가 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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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과 관련해서는 “어떤 사람들은 독신이 되고, 다른 사람들은 결혼을 선택한다. 자기 인생에서 무엇을 선택하든 자신의 권리이며 누구나 이를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된 뒤 큰 논란거리가 됐다. 기존에 비해 파격적인 내용 탓에 “실제 교과서가 맞느냐”는 이들도 나왔다.
반면 틀에 박히지 않은 성교육 교재 등장을 환영한다는 이들도 있다. 한 의사는 웨이보를 통해 “이 교과서가 너무하다고 말하는 어른들은 자기가 실패한 성교육을 받았다고 말하는 셈”이라며 “성교육은 아이들은 성적 학대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이는 숨김없이 드러내 가르칠 때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환구시보는 “중국 어린이들은 자랑스러워 할만한 성교육을 받게 됐지만, 아직 사람들은 이를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인민일보는 “교과서 그림을 어른들 관점에서 보지 말고 순수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출판한 베이징 사범대 출판부는 “교과서는 출판 전 엄격한 심의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중국의 한 중학교 성교육 교과서는 결혼 전 성관계를 가진 소녀들을 ‘타락했다’고 표현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