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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청년 3명중 1명이 실업자… 이런 문제 풀려고 정치 시작”

입력 | 2017-03-09 03:00:00

[청년, 대선주자에게 길을 묻다]<3> 안철수 국민의당 前대표




국민의당 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오른쪽)가 8일 방영한 채널A-동아일보 특집 ‘청년, 대선주자에게 길을 묻다’에 출연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입시제도와 보통교육을 분리하면 창의교육이 가능하다”며 “교육부를 폐지하는 대신 국가교육위원회와 이를 지원하는 교육지원처를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8일 방송된 채널A-동아일보 특집 ‘청년, 대선주자에게 길을 묻다’에서 ‘밤잠을 설치게 하는 고민거리’를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청년실업 문제를 꼽았다. 그는 “미래창조과학부 조사 결과 청년 3명 중 1명이 실업자”라며 “정말로 미안하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국가에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정말로 청년들은 너무나 열심히 일하는데 이 사회가 너무나 힘들게 만드는 것 아니냐”며 “이것을 바꿔야 되겠다고 생각한 게 제가 정치를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라며 2012년 대선 때의 ‘청년 멘토’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 “일자리 만드는 주체는 민간과 기업”

안 전 대표는 “어떤 분은 그러신다. 정부가 또는 자기가 일자리 만들겠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민간과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 공약을 내세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 대신 안 전 대표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민간과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는 일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인식에서 안 전 대표는 △교육개혁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 △과학기술 투자를 통한 기술력 확보 △공정한 경제구조 확립 등 세 가지를 정부의 중장기 과제로 꼽았다.


안 전 대표는 “지금 대기업이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그리고 대기업으로 갈 때 양질의 많은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용친화적 일자리들은 굉장히 많다”며 “소프트웨어 산업을 포함한 지식정보화 산업, 콘텐츠 산업 등은 작은 매출, 산업 규모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안 전 대표의 중소기업 취업자 지원 공약을 검증하는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월 50만 원이 회사를 통해 간접 지원되면 월급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청년 지원금은 청년에게 직접 가야 된다”며 “청년이 국가로부터 직접 지원받는 것을 보고 그만큼 깎아서 중소기업에서 월급을 준다면 그것은 일벌백계해야 된다”며 징벌적 배상제 도입을 시사했다. 지원 대상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발전 가능성 있는 유망한 중소기업으로 특정했다”며 “매년 결과와 성과에 대해 평가하면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벤처기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우리나라 창업자들이 아직 실력과 경험이 부족하다”며 “제대로 실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이라든지 또는 선배 경영인으로부터 조언을 받는 시스템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책 연구소가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연구개발(R&D)센터로 거듭나야 한다”며 “불공정한 산업구조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 해소와 창의적 인재 양성 등을 위해 ‘5년(초등학교)-5년(중학교)-2년(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학제 개편안과 교육부 폐지 및 국가교육위원회 신설 공약도 내놨다.

그는 “교육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는 게 문제 아니겠느냐. 그러니까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 조직 자체가 장기적인 교육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교육위원회라는 건 사실은 대통령 혼자 하지 않고 거기서 합의된 것을 대통령도 따르겠다는 그런 약속하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교육개혁이 좌절된 이유가 대통령이 권력을 나눠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지지율은 상황 따라 요동치기 마련”


안 전 대표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거론하며 “(소속 정당이) 얼마나 많은 국회의원을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하지 않고 오히려 그 인물 자체가 워낙 중요하다는 교훈을 이번에 얻은 것”이라며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를 보면 그 당시 15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진 정당의 후보였다. 결과적으로 보라”고 말했다. 의석 39석 정당으로 집권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 섞인 시각을 인물론으로 돌파하려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뒤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지만 국회 탄핵안 통과 이후엔 불참하며 다른 야권 주자들과 차별화하고 있다. 그는 “정치인들은 광장에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게 제 소신”이라며 “(국회 탄핵안 통과) 이후에는 광장은 시민의 것이고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은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갖고 제도권 안에서 문제를 푸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이 이념 대결 차원을 넘는다고 본다는 안 전 대표는 “우리가 처음 겪는 집권여당의 몰락을 보고 있지 않느냐”며 “박근혜 정부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다음 정부를 꿈꾸면 안 된다. 자격 있는 사람 중에서 도대체 누가 우리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있게 할 건지 저는 그 문제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선주자 지지율이 10% 수준에 머무르며 3, 4위권에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끝난 뒤에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자신에게 지지가 쏠릴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자신이 내세워 온 정직과 깨끗함, 유능함, 미래 준비, 책임, 통합 등 5가지 대통령의 자격 기준 중 가장 강점인 부분으로 ‘미래 준비’를 꼽았다. 그는 벤처기업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자신의 경험을 내세우며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갈 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패널들의 송곳 질문도 쏟아졌다. ‘안철수 현상’의 주인공이었지만 현재 20∼40대 지지율이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제가 부족하기 때문 아니겠느냐”며 “청년들에게 용기도 주고 꿈도 줘야겠다고 시작한 것이 청춘 콘서트였다. 그런데 이제 정치권에 와서는 그런 노력들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자성했다. 사람을 못 챙겨서 측근들이 많이 떠났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치를 5년 정도 하면서 지금은 처음에 제가 정치했을 때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많은, 한 정당을 이룰 만한 많은 인재와 함께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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