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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퍼 하이직은 1785년 플로렌스 루이 하이직(Florens Louis Heidsieck)에 의해 설립된 프랑스의 가장 오래된 샴페인 하우스 중 한곳에서 생산되고 있는 고급 샴페인이다. 18세기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사랑을 받으며, 유럽 14개국 왕실의 공식 샴페인으로 선정되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로 손꼽히며 만인의 연인으로 불린 마릴린 먼로의 파이퍼 하이직 사랑은 유명하다. 그녀가 한 인터뷰에서 밝힌 “나는 샤넬 넘버 5를 입고 잠이 들고, 파이퍼 하이직 한잔으로 아침을 시작해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이와 함께 파이퍼 하이직은 칸 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를 공식 후원하고 있으며, 올 2월 진행된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공식 샴페인으로 선정되며 축배주로 사용됐다.
두 회사는 2013년 “와인 오브 더 디케이드(WINE of the DECADE)”라는 명칭으로 10년 단위로 와인을 묶은 뒤 평가해서 랭킹을 발표했다. 이들은 샴페인의 본고장, 프랑스 랭스 지역에서 2000년∼2009년 사이에 생산된 샴페인 1000여 종 이상을 2015년∼2016년 2년에 걸쳐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통해 100종을 1차 선발했다. 이어 최종 결선을 통해 최고의 샴페인 Top50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 결과 21세기 첫번째 최고 샴페인의 영광은 ‘파이퍼 하이직 레어 2002(Piper Heidsieck Rare 2002)’에 돌아간 것이다.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재배한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진 ‘파이퍼 하이직 레어 2002’는 크리스털같이 맑은 느낌의 샴페인이다. 망고와 키위 등의 열대 과일과 헤이즐넛, 아몬드, 말린 무화과의 향이 입안 가득 섬세하게 전달된다. 여기에 흰 후추와 스모키한 찻잎, 코코아 등의 스파이시한 향이 와인의 깊이를 더한다. 또한 육감적인 섬세함이 묻어나는 와인으로 민트, 와인, 금귤, 파인애플, 생강편 등의 아로마는 보다 이국적인 느낌을 경험하게 한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