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영사부장, 말레이 추방직전 면담… 동영상에서 밀접한 관계 드러나 김정남 암살 사전모의 정황 담겨 北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 용의자들과 최소 3개월전부터 접촉
이민국 별실서 면담 김유성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영사부장 겸 참사(왼쪽)가 김정남 암살 용의자 리정철(오른쪽)과 출입국사무소가 있는 이민국 건물 내 별실에서 면담하고 있다. 이 영상은 3일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튜브 화면 캡처
영상에서 리정철은 경찰에 둘러싸여 건물에 들어간 뒤 김유성 영사부장 겸 참사 등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직원 2명이 있는 별실에서 면담했다. 김 영사부장은 리정철에게 “정말 수고했다. 일사불란하게끔 나간 동지들이 리정철 동무에 대해 걱정 많이 했는데 이렇게(석방) 됐으니까”라고 격려했다. 이에 리정철은 상체를 숙이며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김 영사부장은 이어 “잘했어. 수고했다고…. 간단치 않은 것인데 그거”라며 계속해서 리정철을 격려했다.
김 영사부장이 언급한 ‘일사불란하게끔 나간 동지들’은 김정남을 공격한 직후 평양으로 도주한 북한 출신 용의자 4명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날 전까지 리정철에 대한 영사 면담을 허용하지 않았던 점을 미루어 볼 때 이 대화는 양측이 이전부터 서로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문제의 영상은 말레이시아 언론 아스트로아와니가 입수해 최근 유튜브에 공개한 것으로 1분 10초 분량이다. 이 매체는 “리정철이 석방된 3일 평양으로 추방되기 직전 이민국(출입국사무소)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행 모의 거점 들어서는 현광성 김정남 암살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된 현광성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동그라미)이 지난해 11월 28일 범행 모의 거점이던 쿠알라룸푸르 고급 콘도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출처 TV3
현광성은 북한대사관 관용차를 타고 가 콘도 야외 주차장에서 내린 뒤 다른 2명의 북한 용의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콘도 안으로 들어간다. 방송은 현광성과 만난 남성들은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암살한 직후 평양으로 달아난 용의자들로 보인다며 “김정남 암살 모의가 수개월 전부터 이뤄졌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