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당국이 지난 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피살된 남성의 신원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하지만 신원 확인 과정 및 시신 처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 경찰청장은 10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사망자의 신원은 김정남이 맞다”고 공식 확인했다. 말레이는 그동안 김정남이 갖고 있던 여권에 기재된 ‘김철’이라는 이름을 사망자의 신원으로 언급해 왔지만 사건 발생 한 달이 다 돼 김정남 사망을 인정한 것이다.
할릿 청장은 김정남의 신원 확인을 위한 모든 조치를 이행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인했는지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현지 언론 더스타는 전했다. 말레이 당국은 김정남의 유족이나 친척이 직접 말레이로 오거나, 말레이 수사관이 유족 등을 찾아 유전자(DNA) 샘플을 받아와 확인하는 방법 등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할릿 청장은 “여전히 수사 중인 사안이며, 신원을 어떻게 확인했는지도 밝힐 수 없다”며 “시신을 보건부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