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일이 금주 안에 확정된다. 5월 9일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된다고 한다. 앞으로 57일 남았다. 더욱이 대통령 궐위로 실시되는 보궐선거인 만큼 이번에 당선되는 사람은 당선증 교부와 함께 곧바로 대통령 직무를 수행한다. 정권 인수 기간도 없이 대선 다음 날이면 새 정부가 출범하는 것이다.
각 당은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당내 경선을 마치고 대선 후보를 확정해 1개월간 본선을 치른다. 숨 가쁜 일정이다. 이런 혼돈 속에서 자칫 정치 바람과 여론몰이에 휩쓸려 대선 주자들의 국정 운영 능력 검증은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다.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날 새로 임명된 국무위원은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가 유일했다. 장관은 모두 이명박 정부의 사람들이었다. 정부 출범 전 48일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가동됐지만 시작부터 삐걱댔다. 김용준 첫 총리 후보자가 도덕성 논란 끝에 물러났고, 조각 과정에선 5명의 장차관 후보가 낙마했다. 집권 초기 100일 동안 단행한 인사 중 14명이 낙마했다. 인수위가 운영됐는데도 이 정도였는데, 인수위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어떨지 걱정이 앞선다. 어느 때보다 철저한 사전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은 개인적 자질과 능력은 물론이고 그가 제시한 공약과 구체적인 정책 추진 계획까지 국민에게 제시해 검증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정책을 실행에 옮길 예비 장관들로 구성된 섀도캐비닛(예비내각)을 공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선거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고 새 정부 출범 즉시 인사청문회를 거쳐 일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모든 자리가 어렵다면 최소한 외교와 국방, 경제 수장이라도 먼저 발표해 후보자와 함께 검증받아야 한다. 초유의 리더십 공백에 안팎의 위기까지 겹친 지금, 지체할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