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 이후]적폐청산 vs 통합 vs 보수재건… 대선 정국 정치권 3色 기류 문재인, 헌재 선고후 첫 회견서 ‘선명성’ 강조 개헌파 겨냥 “국민 무시한 논의 오만” 美언론엔 “김정은 대화상대 인정… 일방적인 한미관계 안된다”
《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린 이후 정치권과 대선 주자들은 ‘3색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적극적인 적폐 청산을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층 재결집에 나섰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은 중도 보수층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헌재 결정 이후 공개 일정을 최소화하고 있다. 》
박 전 대통령 수사 여부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대선이 끝날 때까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미뤄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를 미룰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구속 또는 불구속 수사 문제는 대선 주자들이 언급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탄핵 결정 전 문 전 대표와 인터뷰(8일)를 한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미 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지만 미국에 대해 (사안에 따라서는)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문 전 대표가 말했다”고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문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는 “(한반도 배치를) 기정사실로 만들어 선거에서 정치적 이슈로 만들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는 “북한의 무자비한 독재체제를 싫어하지만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에서) 이어진 제재 기조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다 덜 대결적인 방법(something less confrontational)도 시도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 주민을 민족의 일부로 포용해야 하며, 싫든 좋든 김정은을 그들의 지도자로 그리고 대화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자 문 전 대표 측은 이날 녹취록을 공개하고 “‘관계가 지나치게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을 뿐 ‘노’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북한의 지배체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며 저는 전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그러나 북한 주민들을 통치하는 통치자가 김정은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혁명의 시작”이라며 “거대 소수특권 적폐 세력인 부패한 정치 세력, 소수 경제 기득권자들, 재벌 가문들 등을 청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