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 이후]김병준 당시 靑정책실장 밝혀 “노무현 ‘이대로 뭘 할수 있겠나’ 토로… 박근혜 前대통령도 복잡한 심정일것”
지난해 11월 국무총리로 지명됐다가 국회의 대통령 탄핵 의결로 하차한 김병준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63·사진)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자칫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탄핵 국면 당시 심한 심적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당시 상황을 1월 출간한 책 ‘대통령 권력’에 상세히 적어 놓기도 했다. 당시 대통령정책실장이던 김 교수는 17대 총선이 열흘 정도 지난 뒤 김우식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에게서 “대통령이 좀 이상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에 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을 관저에서 따로 만나 “직무로 복귀하실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고 한다. 그러자 노 전 대통령은 “이대로 뭘 할 수 있겠나. 권력으로 나라를 끌어가고 싶지 않았다. 명분과 가치로 해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대선 자금 문제와 측근 비리 등으로 명분도 가치도 다 사라져 버렸다. 직무에 복귀한들 제대로 할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는 것이다.
한편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손혜원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계산한 거지…”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손 의원은 12일 발언의 책임을 지고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캠프 홍보부본부장에서 사퇴했다.
손 의원은 9일 정청래 전 의원 등과 팟캐스트 ‘정치, 알아야 바꾼다’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의 승부사 기질에 대해 대화하던 중 “(마지막도) 계산한 거지. 내가 이렇게 떠날 때 여기서 모든 일(검찰 수사 등)이 끝날 거라고 했고”라고 말했다.
김유림 주간동아 기자 rim@donga.com·홍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