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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기자의 금융 일문일답]노후에 연금저축-퇴직연금 받을때 세금 덜 내려면…

입력 | 2017-03-14 03:00:00

年1200만원 이내로 10년이상 나눠 받아야





박창규 기자

2년 뒤 정년을 맞는 회사원 한평생(가명·58) 씨는 은퇴 후 2년을 더 기다려야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그동안 별도로 부었던 연금저축 적립금을 받아 2년의 ‘소득 공백’을 메울 생각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않았던 난관에 부딪혔다. 연금저축의 수령 기간이 10년보다 짧으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무거운 세금까지 내야 한다는 말에 한 씨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Q. 연금저축의 수령 기간이 짧으면 세금을 더 내야 하는가.

A. 그렇다. 평소 수익의 일부를 남겨뒀다가 다치거나 나이가 들어 일을 하기 어려울 때 월급처럼 정기적으로 받는 게 연금이다. 한 번에 써버리지 말고 되도록 오랜 기간에 걸쳐 받으라는 뜻에서 단기 수령에 대해 세금을 무겁게 매기는 것이다. 연말정산을 받을 때 연금저축 가입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것도 개인의 자발적인 노후 준비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Q. 수령 기간에 따라 실수령액이 얼마나 차이가 나나.

A. 연금저축 적립금이 4000만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를 4년간 나눠 받는다면 511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만약 10년에 걸쳐 수령한다면 세금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220만 원만 내면 된다. 연간 연금수령한도를 초과한 금액에 기타소득세(16.5%)를 부과하기 때문에 세금이 많아진 것이다. 따라서 연금 수령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설정하는 게 세금을 줄이는 길이다.

Q. 연간 총 연금수령액이 1200만 원을 넘어도 세금이 늘어난다는데….

A. 그렇다. 연금저축이나 본인이 추가로 납입한 퇴직연금 수령액이 1년에 1200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세 대상이다. 종합소득세율은 6.6∼44%로 연금소득세율(3.3∼5.5%)보다 높아 세금 부담이 커진다.

Q. 연간 1200만 원이면 월 100만 원꼴인데, 세금이 너무 과한 게 아닌가.

A.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부분이다. 이 과세 한도는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만 해당된다. 기초적인 생활 보장을 위한 국민연금엔 이 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은 조금 더 여유 있는 노후를 보장받으려는 사람들이 세제 혜택 등을 기대하고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를 목돈으로 받는다면 일반 예·적금과 다를 바 없게 돼 종합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Q. 연금 수령 시기를 조정해도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데….

A.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연금수령 개시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게 좋다. 확정기간형 연금의 경우 55∼69세에는 매년 수령액의 5.5%를 세금으로 뗀다. 반면 70∼79세와 80세 이상일 때는 각각 4.4%와 3.3%의 세금을 부과한다. 매년 300만 원을 20년간 받기로 했다고 가정하자. 55세부터 수령하면 세금 총액이 313만5000원, 65세에 개시하면 264만 원이 된다. 49만5000원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Q. 내가 받는 연금 종류와 예상 수령액을 쉽게 확인하려면….

A.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의 ‘통합연금포털’을 활용하면 된다. 금감원은 금융 소비자를 위한 ‘금융 꿀팁’의 하나로 연금저축 절세 노하우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연금저축 어드바이저’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알아보고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