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선 레이스 본격화 국민의당, 4월 5일 선출 중재안… 안철수측 반발로 막판 진통
원내 4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로 하는 등 ‘장미 대선’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각 당은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대선 경선 일정에 돌입하며 숨 가쁜 레이스를 본격화했다.
후보 선출이 가장 빠른 곳은 바른정당이다. 19일부터 4개 지역을 순회하며 ‘슈퍼스타K(슈스케)’ 방식의 토론회를 열고, 28일 대선 후보를 최종 지명한다. 여기에는 서둘러 당내 경선을 마치고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은 17일 예비경선을 통해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한 뒤 31일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확정한다. 13일 조경태 의원이 당내에서 6번째로 대선 출사표를 낸 데 이어 ‘태극기 민심’의 지지를 받는 친박(친박근혜) 김진태 의원도 출마를 검토 중이다. ‘경선 룰’을 놓고 갈등도 불거졌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예비경선을 거치지 않고도 본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특례 규정과 100% 여론조사 경선은 특정인을 위한 ‘새치기 경선’”이라며 경선 보이콧을 시사했다.
국민의당은 경선 일정을 놓고 막판 몸살을 앓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4월 5일 후보 선출’ 중재안 확정에 대해 안철수 전 대표 측은 재논의를 요구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비서실장을 포함한 캠프 실장급들은 책임 차원에서 일괄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도 경선 일정을 선관위에 일임한 만큼 이를 재논의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앞서 이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 전 대표는 경선 일정 논란과 관련해 “당에 일임했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안 전 대표 측의 거센 항의는 지지자와 당원 반발을 잠재우는 동시에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제스처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이번 대선의 최종 대진표는 각 당의 후보가 확정된 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를 비롯한 제3지대에서는 중도-보수 진영 간 단일 후보를 만들기 위한 ‘토너먼트’를 구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5월 9일 선거를 기준으로 다음 달 15, 16일 있을 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막판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높다.
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