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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민께 죄송, 마음 복잡”

입력 | 2017-03-14 03:00:00

‘박근혜 파면’ 뒤 공판서 심경 토로
“국정운영 관여 말았어야 했는데… 제가 안고 갈 짐 안고 가겠다”
삼성 돈 433억 수뢰혐의 전면 부인… 변호인 “중편소설 같은 공소장”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법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관련해 “죄송하다”는 언급을 반복했다. 또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으로부터 433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를 전면 부인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 씨는 “국정 농단으로 인해 국민에게 죄송하고 저 또한 마음이 복잡하다”며 “제가 안고 갈 짐을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재판 내내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던 최 씨는 “제가 (국정 운영 등에) 관여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관여를 많이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후회했다.


또 최 씨는 이날 자신과 박 전 대통령이 공모해 삼성 측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삼성 (경영권) 승계가 어떻게 되는지 전혀 모른다”며 “뇌물죄를 입증한다는 것은 특검이 억지로 (혐의를) 씌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씨는 “헌법재판소에도 증인으로 나가 (같은) 말을 했지만 (삼성) 승계 작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삼성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 씨 측 오태희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하거나, 삼성 측에서 부정한 청탁을 받은 일이 없다”고 거들었다.

또 최 씨 측은 특검의 공소장 내용을 “중편소설 같다”고 말했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공소장을 작성할 때 소설 형식으로 작성하는 방법이 있다”며 “특검의 공소장은 의도적으로 재판부에 악의적인 심증 형성을 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특검 후보자 추천권이 야당에만 주어진 데 대해 “세계적으로 이런 입법 선례는 없다”며 “딱 하나 예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법률의 ‘모든 행위는 조선노동당 영도하에 이뤄진다’는 규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특검 측은 “변호인이 부적절한 단어를 써가며 선동적 변론을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특검 측이 “‘장편소설’ 등의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이 변호사가 “장편소설이 아니라 중편이라고 했다”고 맞받아치는 촌극도 빚어졌다.

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