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이 세 번째다. 볼 때마다 이 작품이 괜히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을 거장 반열에 올려놓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심미적인 영상에서 촌스러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노란 가발과 선글라스, 붉은 립스틱을 바른 마약 중개상 역의 린칭샤(林靑霞), 사연 많아 보이는 표정으로 모성애를 자극하는 실연남 량차오웨이(梁朝偉)의 연기는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최근 1990년대 한국 드라마도 다시 찾아보고 있다. ‘목욕탕집 남자들’ ‘웨딩드레스’ ‘순수’ ‘느낌’ ‘프로포즈’…. 왕년의 신세대 스타 김희선 류시원 명세빈을 비롯해 고인이 된 김무생 등 원로 배우들의 연기까지 20여 년의 시간차를 뛰어넘어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