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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자유도시 ‘자연-문화-첨단기술’ 융합 도시로 개발

입력 | 2017-03-15 03:00:00

JDC, 제주 개발 새 패러다임 제시




제주의 신화와 전설 역사 이야기를 소재로 한 탐방로가 지난해 개장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이처럼 친환경적인 문화산업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2일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인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사업지구 내 곶자왈(용암 암괴에 형성된 자연림)에 조성된 제주신화전설탐방로. 하얀 부케처럼 피어난 백서향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며 봄소식을 알렸고 바위에 붙은 콩짜개덩굴과 고사리는 푸름으로 빛났다.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갖춘 탐방로를 따라가다 보면 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먹는 영웅신(神)인 ‘궤네깃도’, 제주의 천하장사 ‘오찰방’, 진시황이 제주의 혈을 끊으려고 보낸 고종달을 죽인 장수 매 등 제주의 신화와 전설 등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을 맡은 국토교통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신화역사공원 J지구에 탐방로를 개장했다. 숲길과 돌담으로 만들어진 탐방로는 3.2km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환경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화산석과 판석 등으로 평탄하게 꾸몄으며 ‘신나라 만나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주 굿에 나오는 용어로 ‘신과 사람이 만나 함께 즐거워한다’는 뜻이다.

탐방로 조성은 JDC가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제주의 환경을 보전하고 고유의 문화 및 자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것이다. JDC는 호텔이나 콘도 등의 건축물을 짓는 하드웨어 중심의 투자 유치 사업에서 첨단 기술과 문화환경 자산이 융합한 소프트웨어를 지원하고 발굴하는 사업으로 변화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해 관광과 첨단 교육의료산업 등에 대한 투자 유치를 통해 제주 지역 경제를 견인했지만 ‘부동산 개발’이라는 비판과 함께 첨단 기술 도입 미흡, 주택 및 환경 문제, 도민 공감 부족 등이 불거진 탓이다.

JDC는 최근 ‘국제자유도시의 효율적 건설’에서 ‘제주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제주형 국제자유도시 조성’으로 개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새로운 경영 방침을 밝혔다. 초기 단계부터 환경 보전을 고려한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경관친화적 시공을 추진한다. 제주에 맞는 생명공학기술(BT), 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술과 기업을 유치하고 자연환경과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올해 신규 사업인 제주시 월평동 제2첨단과학기술단지(84만8000m²),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공공임대주택(4만9000m²) 건설,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오션마리나(142만1000m²), 6차산업 융·복합단지인 제주시 애월읍 프로젝트 ECO(69만9000m²),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제주시 애월읍 국제문화복합단지(58만8000m²) 등을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에 맞춰서 추진한다. 제주의 독특한 자연자원인 곶자왈, 하논분화구 등과 문화자원 등을 활용한 대표 축제 개발, 제주비엔날레 개최, 예술의 섬 조성 등의 사업을 지원한다.

투자 유치 기준도 재정립했다. 분양 위주의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본 유치를 지양하고 안정적인 국내 자본을 비롯해 제주의 자연과 문화 등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지속가능한 투자 자본을 우선 유치한다. 김용익 JDC 홍보협력실장은 “자본력이 취약하더라도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에 필요한 기술력을 보유한 우수 기업의 기술 자산을 ‘기술 현물투자’ 방식으로 유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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