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개입여부 수사 본격화
檢 “동영상 문제 수시로 상의해”
“CJ측 촬영때 차량 제공하고 일당이 삼성에 3억 뜯은 단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5)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 촬영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CJ제일제당 전 부장 선모 씨(55)가 이재현 CJ 회장(57)의 측근 S 씨와 수시로 접촉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S 씨는 CJ그룹 내에서 이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며 여러 요직을 거쳤다.
14일 선 씨를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이정현)는 최근 선 씨의 e메일 등 통신 기록을 확인하다 선 씨가 S 씨와 e메일로 동영상 문제를 상의한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S 씨가 선 씨의 동영상 촬영 등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13일 S 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S 씨는 CJ그룹 재무팀에서 이재현 회장 일가의 차명 재산 관리를 담당하면서 이 회장의 절대적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S 씨는 2014년 1월 CJ와 삼성이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명 재산을 놓고 소송을 벌일 당시 법정에서 “삼성 측이 ‘CJ의 약점을 알려주면 그 대가로 80억 원을 주겠다’고 제의했다”고 증언했다.
선 씨의 지시에 따라 선 씨의 동생(46·구속)과 함께 동영상을 찍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 씨(38·구속)는 자신이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 고 이맹희 명예회장과 밀접한 관계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선 씨 일당이 동영상으로 삼성 측을 협박해 3억 원가량을 받아 낸 정황을 포착했다. 선 씨 등은 삼성 측에 “6억 원을 주지 않으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동영상 의혹과 관련해 회사 차원에서 어떤 자금도 집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김인 삼성SDS 고문(68)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고문은 동영상 촬영 장소 중 한 곳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 빌라의 전세 계약자였다.
김준일 jikim@donga.com·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