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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시절 北전역에 지하벙커 구축… 김정은, 전쟁지휘소-도주용 대피처로

입력 | 2017-03-15 03:00:00

[美, 北수뇌부 정조준]
北-中 접경지역에도 여러개 건설… 통신망-식량-방호시설 등 갖춰
평양 지하철, 300m깊이 땅굴 연결… 초강력 벙커버스터 있어야 파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는 한미 연합 전력의 정밀 타격에 대비해 평양 인근을 비롯한 북한 전역에 지하 벙커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김정은의 전쟁지휘소와 도주용 대피처로 활용되는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지하 벙커는 김일성 주석 집권 시기에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대적인 확장 보강 작업을 거쳐 김정은에게 물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김정은의 지하 벙커는 지하 100∼200m 깊이에 다량의 강화 콘크리트와 강철재를 이용해 건설됐다”며 “핵 공격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핵 공격을 할 경우 미국의 가공할 핵 보복에서도 살아남아 2, 3개월 이상 전쟁을 지휘하거나 중국으로 탈출하려는 용도임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지하 벙커의 세부 위치와 시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내부에 핵·미사일 전력을 총괄하는 부대(전략군)를 비롯해 일선 주요 부대를 김정은이 직접 지휘할 수 있는 통신망과 물과 식량 등 전쟁물자, 회의실, 핵·화생방 방호 시설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과 수십 km 떨어진 곳에도 지하 벙커가 여러 개 건설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군이 북한의 반발을 우려해 정밀 타격을 머뭇거리도록 만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은 김정은 등 수뇌부 대피용 땅굴망을 전역에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2009년 평양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지하 300m 깊이의 거대한 김정일 전용 땅굴에 대해 밝힌 적이 있다. 황 전 비서는 “수십 년 전 평양 지하철과 연결된 비밀 땅굴에 직접 가 봤다”면서 “지하철에서 다시 150m 정도 더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시에 지하로 숨은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려면 전술 핵의 파괴력과 맞먹는 GBU-57 같은 초강력 벙커버스터를 도입해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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