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이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지난해보다 2개국 줄어들면서 외국 여행 자유 수준이 세계 최하위급으로 평가됐다. 김정남 암살, 핵·미사일 실험 등 불법행위가 반복되면서 북한 국적자의 세계 여행문도 좁아지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국제교류와 관련한 법률회사인 ‘헨리앤드파트너스(Henley & Partners)’를 인용해 북한 주민이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나라가 3월 현재 39개 국가라고 14일 보도했다. 최근 1년 사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북한과 무비자 협정을 파기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헨리앤드파트너스는 전 세계 199개국의 여행자유를 평가한 ‘비자제한지수(Visa Restriction Index)’에서 북한을 가장 여행자유가 없는 20개국 중 하나로 지목했다. 이 단체의 사라 닉클린 대변인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비자제한지수는 전체 평가국 중 하위 10% 수준이라고 밝혔다.
북한 주민이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국가는 2010년 36개국에서 2014년 39개국, 지난해 초 41개국으로 증가세였지만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북한에 대한 비자 혜택을 취소하면서 39개국으로 줄었다.
북한 주민이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나라는 3분의 2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에 집중돼 있다. 캄보디아 몽골 마카오 네팔 스리랑카 등 아시아 국가와 지부티 이집트 모잠비크 토고 탄자니아 우간다 등이 북한과 무비자 협정을 맺고 있다.
크리스티안 칼린 헨리앤드파트너스 대표는 RFA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폐쇄성이 비자제한지수에서도 잘 드러난다”며 “북한은 통제가 아주 심한 나라여서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나라도 적고, 비자를 받지 않고 북한에 입국하는 외국인도 별로 없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 국민은 170개국을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어서 전체 199개 조사 대상국 중 23번째로 많았고 비자제한지수 7위로 평가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