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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기능 살려 中 사드보복 위기 넘기겠다”

입력 | 2017-03-17 03:00:00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 인터뷰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이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대책을 중심으로 인천항의 변모하는 미래상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인천항이 대변혁의 전환점에 있습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부담이 크지만 인천항 본연의 기능을 살려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습니다.”

15일부터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인천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10개 지역을 운항하는 한중 카페리의 예약률이 절반 이하를 밑도는 등 ‘금한령(禁韓令)’의 여파가 심각하다. 지난달 6일 취임한 남봉현 인천항만공사(IPA) 사장(55)은 연일 관련 기관과 긴급회의를 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남 사장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항의 기능 재배치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중국의 관광 금지 여파는….

“지난해 인천항에 들어온 크루즈는 62회, 관광객은 16만5000명이었다. 승객 증가 추세에 맞춰 최근 인천 남항 신국제여객터미널에 크루즈 부두를 임시 개장했지만 인천항에 기항할 중국발 크루즈가 대거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는 1년 이상 장기화될 것 같다. 여행시장의 급랭 기운이 5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한중 카페리 영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크루즈는 10여 회, 관광객은 1만여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인천항이 크루즈 모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내년 말 세계 최대 규모의 22만 t급 크루즈가 접안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춘 크루즈터미널이 정식 개장한다. 2019년에는 5만∼22만 t급 크루즈 및 카페리 8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국제여객터미널이 완공된다. 국제여객터미널 배후용지 132만 m²엔 쇼핑몰 호텔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기존 인천항엔 없던 시설들이다. 인천항을 모항으로 삼는 여객선의 불편이 없을 것이다. 중국발 크루즈는 물론이고 글로벌 크루즈 선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인천 신항의 물동량은 늘어나고 있나.

“인천 신항의 1단계 건설사업은 부두 길이 1.6km에 컨테이너 부두 6개 선석(船席)을 조성하는 것이다. 2015년과 지난해 부분 개장한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과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이 올해 완전 개장한다. 2024년까지 12개 선석을 추가 개장하면 컨테이너 하역 능력이 현재 인천내항의 처리 규모에 버금가는 연간 210만 TEU(1TEU는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 달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주지역과 직접 연결되는 원양항로는 더 늘어날 것이다.”

―인천 신항 배후부지가 부족하지 않나.

“내년 말 66만 m² 규모의 배후부지 1구역이 완성된다. 이곳에는 인근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에서 관로를 통해 공급하는 영하 70도의 냉열가스를 이용한 냉동창고가 들어선다. 국내 최초의 친환경 냉동기지 클러스터를 조성해 신선식품의 수출입 전진기지로 자리 잡도록 할 것이다. 2020년까지 214만 m² 규모의 인천 신항 배후부지 공사가 완료되면 물류 흐름이 아주 좋아질 것이다.”

―인천 신항의 물류서비스도 개선되나.


“지난해부터 24시간 항만운영 서비스가 시작돼 24시간 하역 운송 보관 서비스가 이뤄졌지만 검역은 예외였다. 조만간 인원을 보강해 24시간 컨테이너화물 검역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연말 소량화물 전용 보세창고를 개장하면 화주(貨主)들 경비가 크게 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항만은 어떻게 활성화하나.

“해양수산부 인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인천 내항의 구체적인 재개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전국의 중고자동차 87%가 인천에서 하역되는 만큼 남항 인근에 친환경 중고자동차 적치(積置)장을 조성하려 한다. 39만6000m² 터에 중고차 거래업체, 경매장, 검사장, 자원재생센터, 세차장을 갖춘 자동차 물류클러스터다. 북항과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구간을 연결하는 도로도 닦겠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