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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셔틀 승용차’ 타고 삼성동 사저 출입

입력 | 2017-03-17 03:00:00

뒷좌석 가린 채 탑승객 실어날라 봉은사 주차장에 내리는 모습 포착
취재진 피하려 비밀스럽게 움직여… 박근혜, 찾아온 김평우에 “수고했다”
경찰 “주민민원에 친박집회 제한”




가림막 친 승용차 15일 밤 뒷좌석에 가림막을 치고 누군가를 태운 검은색 차량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빠져나가고 있다(위쪽 사진). 인근 봉은사 주차장으로 이동한 이 차량에서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아래쪽 사진 왼쪽)이 같이 타고 온 남녀 두 사람과 내려 어딘가로 가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채널A 화면 캡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 경호팀에 합류한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39)이 이른바 ‘셔틀용’ 승용차를 타고 비밀스럽게 자택 안팎을 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 최측근 보좌진 중 한 명인 자신의 동선에 이목이 쏠리는 걸 피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15일 밤 채널A 취재진은 삼성동 자택을 나와 근처 조계종 봉은사 주차장으로 이동한 검은색 K7 승용차에서 이 전 행정관이 내리는 모습을 포착했다. K7 승용차는 박 전 대통령 자택 안팎을 직접 드나드는 차량 중 한 대다. 오갈 때마다 뒷좌석을 은색 종이 등으로 가려 ‘측근 전용차’로 불렸다. 이날 남녀 2명과 차량에서 내린 이 전 행정관은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검정 가죽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동행자 중 한 명은 박 전 대통령을 국회의원 때부터 모신 김휘종 행정관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취재진이 다가서자 얼굴을 숙인 채 다른 차량을 타고 사라졌다.

이 전 행정관의 현재 신분은 청와대 경호실 소속 경호관이다. 그가 모습을 숨기며 이동한 걸 놓고 경호업무 외 특별한 ‘임무’를 수행 중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 전 행정관은 지난달 28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등이 사용한 차명 휴대전화 50여 대를 개통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16일 이 전 행정관은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오후 1시 20분경 삼성동 자택으로 걸어 들어간 이 전 행정관은 2시간 반가량 머문 뒤 대기하던 택시를 타고 떠났다.

박 전 대통령의 전담 미용사인 정송주 원장도 사흘 연속 자택을 찾았다. 전날처럼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동생과 함께 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하루 종일 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안에서 외부 손님을 맞았다. 휴가 중인 윤전추 행정관도 이날 오후 쇼핑백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으로 활동했던 김평우 변호사는 15일 방송된 ‘정규재TV’에 출연해 “14일 (박 전 대통령이) 보내준 차를 타고 (자택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2월에 봤을 때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웃는 얼굴이었고 오히려 ‘수고했다’며 나를 위로했다”며 “역시 어려움을 많이 이겨낸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16일 미국으로 출국해 1, 2개월 후 귀국할 예정이다.

삼성동 자택 주변은 여전히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붐볐다. 이날 분홍 점퍼를 입은 한 중년 여성은 “힘들게 고생만 하시고, 대한민국 만만세”라고 말하며 큰절을 했다. 자택으로 반입된 우편물 중 한 통신사 고지서에는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의 이름이 수신인으로 인쇄돼 눈길을 끌었다.

한편 경찰은 16일 친박단체들이 신고한 집회를 금지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자녀의 안전을 우려하는 주변 학부모들의 민원을 감안해 앞으로 법을 엄격히 적용해 집회 개최 및 방식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김남준 채널A 기자·최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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