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물론 아직도 한 단계를 지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지만, 깔끔하지도 아주 만족스럽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 국민이 몸으로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었고 법과 시스템으로 문제를 일단락 지었으니 자부심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를 보고 잘 배웠을 것입니다. 등을 두드려주고 안아주며 서로를 진심으로 칭찬해 주었으면 합니다.
칭찬은 우리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칭찬은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더 노력하게 만들어서 발전하게 합니다. 하지만 우린 늘 칭찬에 굶주려 있으면서도 그 칭찬에 관해 참 까다롭습니다. 그냥 틀에 박힌 칭찬이 아니라, 우리가 원했던 내용을 믿을 수 있는 방식으로 해주는 칭찬을 원하니까요. ‘진실한 아부’를 원하는 것이죠. 그래서 칭찬은 매우 어렵고 복잡한 기술입니다.
‘결과’에 집중된 칭찬은 불안과 공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이번에는 다행히 자신의 부족함을 숨길 수 있었지만, 다음에는 결국 들키게 될까 봐 덜덜 떨게 되거나 도전을 회피하게 되죠.
결과에 대한 칭찬은 상대방이 그 결과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를 간절하게 의뢰했을 때에만 도움이 됩니다. 그럴 땐 매우 객관적이고 구체적이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어야 하겠지만, 그런 의뢰는 거의 없고 그런 전문성을 얻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칭찬은 능력과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보여준 노력과 인내심에 대한 것일수록 더 효과적입니다. 그러니 칭찬을 하려면 “잘했다!”보다는 “고생했다!” “힘들었지?” “괜찮아!” 같은 인정과 위로와 격려나 “사랑해!” “고마워!” “네가 좋다!” 같은 감사와 신뢰와 사랑의 감정을 진실하게 전달하려 노력하는 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남자들은 단순하고 문제 해결 중심적이라 칭찬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곤 하지만 여성들은 복잡하고 관계 지향적이라 칭찬을 해주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그 칭찬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크게 다릅니다. 사실 대부분의 여성은 늘 칭찬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의미에 더 관심이 많죠
칭찬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요즘만큼은 난관을 지혜롭고 성숙하게 잘 대처하고 다음을 준비하면서도 각자의 일상과 위치를 잘 지키고 있는 멋진 우리 국민들의 노력과 인내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생각이 좀 달랐지만, 아직도 다를 수 있지만, 함께 조화를 이루려 애쓰는 우리 서로를 칭찬해주기로 해요. 옥상달빛의 말처럼 “난 늘 너를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라고 말이죠.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