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前국정원장 무소속 대선 출마
“군인은 죽든가 살든가 하나다. 장수는 집을 떠날 때 가족을 잊고, 전쟁터에 도착할 때 승패를 잊는다. 결과는 관심 없다.”
박근혜 정부 첫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남재준 전 원장(73·사진)이 17일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지율이나 득표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뜻이다.
남 전 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우리나라 주변은 구한말 조선 망국 당시 상황하고 똑같고, 국내 상황은 월남 패망 전보다 더 심각하다”며 “자신을 버려서라도 나라를 구하려고 했던 이순신 장군의 절박한 심정으로 대한민국을 파멸로 끌고 갈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 2, 3년 내 북한의 핵 실전배치가 예상되는데도 일부 대선 주자들은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주장한다”며 “이는 국제 공조체제를 우리가 선도적으로 해체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 전 원장은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해 “내가 있을 때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또 국정원 책임론에 대해 “모든 게 국정원 탓이라고 한다. (국정원의) 손발도 꽁꽁 묶어 놓았으면서 그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앞서 한 월간지 인터뷰에선 “내가 최순실을 알았으면 권총이라도 들고 청와대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정 정당에 입당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한국의 가장 큰 문제가 정치”라는 말로 대신했다.
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