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 이후로 속속 늦춰
4월 분양 일정을 5월 대선 이후로 미루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보통 3∼5월은 분양시장의 성수기로 통하지만 올해는 장미대선과 금리 인상,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예년과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4월 본보기집에 인파가 몰린 모습. 동아일보DB
지역별로는 5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4, 5월 분양계획 물량이 2만474채에서 1만8431채로 2043채가 줄었다. 5대 광역시는 1만159채에서 8405채로 1754채가,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은 3만403채에서 2만7799채로 2604채가 각각 감소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 미치는 여파와 차기 정권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지켜보자는 시장 분위기도 잇단 분양 일정 연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일정 조정을 검토 중인 건설사가 많아 4월 분양계획 물량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까지 늦추며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4일까지 공급된 57개 단지 중 1순위에 청약을 마감한 단지는 27곳으로 47%에 그쳤다. 전년 동기보다 8%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특히 지난달에는 분양된 10개 단지 중 60%에 달하는 6개 단지가 청약 미달되면서 분양시장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소식에다 차기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호의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분양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의 분양시장 양극화가 심해질 가능성이 크고, 지방에선 분양 일정을 미룬다고 해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