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2시간8분12초가 최고기록… 에루페 등 쟁쟁한 거물들 물리쳐
우승상금-타임보너스 1억4700만원

케냐의 에이머스 키프루토가 19일 2017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8회 동아마라톤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9일 열린 2017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8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5분54초로 우승한 에이머스 키프루토(25·케냐)였다. 그는 “마크 코리르나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 등 워낙 뛰어난 선수가 많이 출전해 우승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내 최고기록을 깨면서 4위 정도 하는 게 목표였다.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중장거리 선수로 활동하는 그가 국제대회에서 풀코스를 뛴 것은 이번이 겨우 세 번째다. 이전 최고기록은 지난해 4월 처음 뛴 로마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세운 2시간8분12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기록을 2분 이상 앞당긴 것이다. 키프루토는 이번 대회에서 등번호 ‘13’을 달고 뛰었다. 국제 부문 초청 선수 가운데 기록이 13번째라는 뜻이다. 그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에루페는 2시간5분13초, 코리르는 2시간5분49초로 모두 2시간5분대 기록을 갖고 있다. 그만큼 키프루토의 우승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드라마였다.
우승 상금 8만 달러와 타임 보너스 5만 달러 등 13만 달러(약 1억4700만 원)를 받은 키프루토는 “생각지도 못한 큰돈을 받게 됐다. 땅도 사고 집도 짓는 등 가족들을 위해 상금을 쓰겠다”고 말했다.
5위에 그치며 3연패에 실패한 에루페는 “훈련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부상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는지 막판 스퍼트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10월에 열리는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에서는 꼭 우승해 건재함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